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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엽기 재판 10 편 - 사하 마티콤! ( 존경 하는 재판장님! )

지식창고지기 2009. 12. 7. 10:29

 
▲ 홍해에 접해 있는 사우디 제1의 항구 도시 제다는 제1의 상업 도시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제다의 야경

 

  


곽 소장은 정 부장이  죠니 워카를  박스 채 보낸 것에 대하여 무척 고맙게
생각 했다.
 
" 좀 덜어 놓고 보내지 그랬어, 엊 저녁에 감독관들이 꼬가 삐뚤어지게 마셨거든, "

 

월요일 아침,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인데도  일부러 정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전 한다.

 

" 그래, 건수 좀 올렸어?, "


" 아주 잘 풀렸어,  시행이 1 프로( % )는 빠질 것 같아,"


" 뭘로? "


" 변전소  기술사양에 대한 우리측 대안과  132 kv 트랜스 밋션 라인( 송전선) 의
  위치변경을  고려 해 보겠다고 하는군 "


" 본 공사 착공  하기도전에  설계 변경해서  빼 먹겠다는 심뽀로군, "

 

현장 소장으로 부임하면, 제일 먼저 착수하는 것이, 계약서 내용 검토다. 특히 시방서
기술사양은 시간이 있을 때마다 정독하여, 인원 선발이 끝 날 때 쯤이면, 소장의 머리
속에는 전체 도면은 물론, 시방서의 단어 하나까지도 일목요연하게 데이터 베이스가
되어 있는  것이다.

유능하고, 경험이 풍부한 소장은 그것 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리스크 포인트가 어디인지
보틀넥(병목 현상)은 어디인지를 찾아 내어, 기술회사와의  협상을 통한 설계변경을 시도
하는 것이다.  설계변경에 성공 할 경우, 막대한 이익이 보장 된다.   곽 소장의  시행율
1 %는 150 만불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익율  8 % 내외를  목표로 하는 실행 예산에서
1 %란  엄청 난  이익을  의미하는 것이다.

 

( 출발이 좋았어!, 이 공사가 끝 난 3 년 후에는 스타  한사람이 또 생기겠군, )

 


어제 밤 늦게  도착한  M 변호사와 최 상무는 졸린 듯한 시선으로  압둘 변호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오늘 오후에 있을     세번째 히어링 때 제출 할 준비 서면과  대안을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머리를 짜 보아도 압둘 변호사의 경전   풀이 해설로는 답이 보이지 않는다. 안개 속에 가리워진 허상일 뿐 이다.  이제는 모두가 체념 속에서  시선을 아래로 깔고 할 말을 잊고 있다.
 
(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그 나라의 실세인  왕자를 상대로  종교 재판을  받는다?)

상상조차 버거운 엽기적인 이벤트임에 틀림 없다.

 

그 순간,  정 부장은 전날 있었던   마하묻과의 대화 내용이 왜  그 때  문득 떠 올랐는지
몇 달이 지난  후에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 옳치!, 알라의 계시였음에 틀림 없어! )

 

"  내일 오후 5 시에는 외무성에 약속이 되어 있습니다."


"  그래, 비자 연장 때문이지?,  그런데 4 시부터 재판이 있는데, 늦지 않을까? "


"  4 시 반까지는 끝나지 않겠습니까?, 4시 40분부터는 다른 공판이 있던데,..."


"  그래?, 그럼, 끝나자마자 서둘러야 되겠군,  일건 서류를 준비하고 가지."

 

순간 정 부장의 머리 속에서는 막연하나마, 가벼운  의문이 생겼다.
( 다음 공판이 같은 법정에서 있는지를 물어 볼 걸, )

 

오랜 침묵을 깨고 정부장이 꺼져가는 소리로  입을 연다.

 

" 개정이 되면 시간 제한은 없는 것 입니까?, "

 

정 부장은 순간, 압둘 변호사의 눈이 반짝 빛을 보였다고 느껴졌다.

 

" 있지요,  한 회기는,  . . .  30 분으로 정 해 져 있습니다.   . . .30 분을 넘기면, 
  다음 달로 넘어 가지요, "

 

순간, 정부장과  최상무, M 변호사는 서로의  시선이 공중에서  마주 첬다고  느꼈다.
막연  하나마  어딘가에    해답이 있을 것 같았다.

 

" 그렇다면, 매번 킬링 타임을 해야 되겠군요,  연장 책을 쓸려면,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는데 "

 

처음부터 침묵을 지키고 있던 M 변호사가 결론을 내리 듯  말을 자른다.

 

"  이번에도 비상 수단을 써서 반응을 봅시다. 상대방의 말을 가로막는  식으로
   30 분을 버텨 보는 거지요!. "

 

 

오후 4 시  민사법정,  예전처럼 단상에는 세사람의 판사와 원고, 피고측에서
제출한 준비서면이 테이불 위에 수북이 쌓여있고,  단 아래 우측에는  원고,
좌측에는 정부장과 통역, 그리고  뒷 편에 압둘 변호사, 최 상무  M 변호사가
나란히 앉아 있다.  마주 보이는 벽면에는 둥그런 벽시계가  법정 안의 움직임을
내려다 보듯 걸려 있다.

 

" 원고측 변론부터 시작 하시오 !, "

 

두번째 히어링 때를 기억했는지, 가운데 판사가 착석 하자마자, 독촉 한다.
원고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변론을 시작한다.

 

"  본인은  피고측이 재판 관할권에 대하여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 하다고 제청 합니다.  .....&*%%#@#$%^&**+@#$%^&*&^*&+$# . . ."

 

원고가 본격적인 변론을 전개하려는 순간, 정 부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공손하나,  매우 단호하게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 사하 마티콤!  ( 존경하는 재판장님!,) , . . ."

 

그리고 잠시  좌중을 둘러 본다.

 

" 원고인의 변론은 원칙에 어긋나는 일방적인 주장 입니다. . . . . .  
  #$%^&*@^%$#*& @#%^$*&#. . . . . . ."

 

그   다음에 이어지는 언어는 분명히 영어였으나, 그 내용은 정 부장 자신도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을 못한다. 횡설수설로  이어갔다. 모르긴 해도 재판
관할권에 관한  똑 같은 내용의 말을 반복해서 했었으리라.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느껴지는 순간,  원고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매우 격앙 된 목소리로 정 부장의 말을 끊는다.

 

" #$%^&*@^$#^&. . . . . &^%$#@@$%*&^%#@ . . . . .$#^^*&#@*..."

 

원고가 정 부장의 말을 끊은 이후, 이제 통역은 필요없게 되었다. 통역은 단순한
방청객일 뿐이다.  정 부장과 원고 사이의  영어와 아랍어의 열 띤 공방은  이제 기세
싸움으로 변했다.
 
" 사하 마티콤!,  $#%^@*&$#^%*&. . . . .*&^%$#@ . . . . *&^%$#* .."

 

" %$#@&^*$#%, . . .&^%*#@%^* . . . *&^%$#@@#$%^&* ............"

 

정 부장은 꾸준히 30 초 간격으로 상대방의 말을 끊어 나갔다. 상대방의 말을
끊을 때는  " 사하 마티콤! " 을  항상 서두로 시작했다. 상대방도 지지않고 정 부장의 

말을 끊어온다. 얼굴이 온통 벌겋게 달아 올라 있었다.

 

" 사하 마티콤!,  $#%^@*&$#^%*&. . . . .*&^%$#@ . . . . *&^%$#* .."

 

" %$#@&^*$#%, . . .&^%*#@%^* . . . *&^%$#@@#$%^&* ............"

 

삼인의 판사는 처음 돌발적인 사태에 한 동안 어리둥절 하였으나, 점차 방관자의
입장으로 변하며, 흥미롭다는 듯  엷은 미소마저 띄운다. 급기야  원고의 목소리가
점차 심하게 격앙되자, 두사람에게  두 손으로 진정하라는 제스추어를 쓴다.
진정되는 순간은 잠시일 뿐,  정부장의 일방적인 도전으로 공방의 열기는 한층
더 해 갔다.

 

" 사하 마티콤!,  $#%^@*&$#^%*&. . . . .*&^%$#@ . . . . *&^%$#* .."

 

" %$#@&^*$#%, . . .&^%*#@%^* . . . *&^%$#@@#$%^&* ............"

 

" 사하 마티콤!,  #$^%&@*&%$#.....*&^%$#*@*&*....@#$%#@^&%

 

" *&%$%^#@*&.....&^%$#@*&^%$%#@ ...%^$#@*&^%%%$ "

 

정 부장이 도전을 멈춘것은 뒷 벽면에 걸린 둥그런 시계의 바늘이  4시 30 분을
가리키기 직전이었다. 정 부장이 갑자기 조용 해 지자, 원고는 매서운 눈초리로
정 부장을 노려 본다. 그것이 타이밍이었다. 쌍방간에 침묵이 이어지자  가운데
판사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회를 선언했다.  원고는 흩어저 있는 서류를 추스리며 

끓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 하겠다는 듯, 심한 욕설을 퍼 부으며 퇴장 했다. 정 부장은

자리에서 일어서는 세 판사의 얼굴에서 묘한 미소가 감도는 것을 목격했다.

 

돌아 오는 차 안에서 최 상무가 빈정댄다.

 

" 정 부장!, 당신  사하 마티콤을 몇 번 외었는지 알아?  내가 세어 보니 46 번을
 하더라고."

 

" 겨우  46 번 입니까?,  내 목표는 80 번이었는데,  겨우 57 % 밖에 달성하지
  못 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