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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발바닥] 세기의 엽기 재판 ( 9 편 ) - 아씨르 현장 [하]

지식창고지기 2010. 1. 12. 00:13

제가 글의 분류를 낙타발바닥이라고 붙인 것과 앞으로 게재할 글과는 일맥상통한 것 입니다. 전 중동이라면 넌 저리가 납니다. 여러 선배님들께서는 어떠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의 중동생활 마지막은 쿠웨이트에서 했습니다앞으로 두 달에 걸치어 전하는 글은 우연히 획득된 글로 실제 H건설에서 있었던 일로 모두 실제 인물로서 저가 모시던 분들로 우리 중동 건설시장 개척사의 아픈 한 단면입니다. 이 분들의 눈물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의 발전된 조국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글을 쓰신 분은 제목을 “세기적 엽기 재판”이라고 붙이었음을 상기시켜드립니다.

 

 

▲ 만디는 사우디의 대표음식이다.

 

[낙타발바닥] 세기의 엽기 재판 ( 9 편 ) - 아씨르 현장 [하]

 

 

"  얼마나 팔요한데 ?, 하나면 되나? "


"  정부장! 와 이래?,  한 다섯개는 있어야지,  참석 인원이  15 명이나  되는데...    그리고 정부장도 시간이 되면 다녀 가!, 주말이고 하니,  다녀 간지도 오래 되지    않았어?"


"  알았어, 나는 참석 하기 어렵고, .. 구해 놓고 연락 할테니, 기사를 보내, "

 

과거에도 몇 번 있었던 일이다. 감독관들은 모두 유롭사람들이다. 감독관들과의 회식에는 위스키가 최고의 선물이 되는 것이다.  아랍권에서는 주류의 반입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주류 반입을 시도하다 발각되면 즉시 구금 또는 추방이다. 주류 구입이 불가능 한 상태에서, 위스키 파티는 마음 설레게 하는  향연 일 수밖에 없다. 유롭인들은 아랍세계를 드라이 칸추리라고 한다. 유흥을 즐길 수 있는
술이나 여자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곽 소장과의 통화가 끝 난 후, 정 부장은 조과장을 불렀다

 

" 조 과장!, 현장에 엔지니어 파티가 있대, 한 박스만 구 해 봐! "


" 예!, 한 박스면 됩니까?, "


" 그래, 실수 없도록 "

 

조과장은 뒤도 않 돌아보고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 나간다. 정부장은 조과장의 이 처럼 자신있는 행동을 항상 믿음직 스럽게 생각한다. 오랜 대화가 필요 없는 것이다. 지시가 내리면, 즉시 행동 개시다.

 

조과장은 제다의 번화가에 있는 칸다라 호텔 V.I.P. 식당으로 들어선다.  이 호텔은 제다에서  제일의  고급 호텔로 친다. 로비에 들어서면 넓은 홀과 화려한 데코레이션이 이 호텔의 위상을 말 해 준다. 평소 예약 하기도 어렵거니와, 식당과 로비에는  항상 외국인들로 혼잡을  이루고 있다. 조과장은  메뉴를 드려다 보다 웨이터를 불러 식사 주문을 한다. 클럽 센드위치와 음료를 주문하고, 웨이터에게 말을 건넨다.

 

" 웨이터!, 주방장을 좀 불러 줄 수 있나?, 우리가 이번 주말에 파티를 하는데, 특별  요리를 주문 하려고 하거든,?"

 

잠시 후 배가 보통사람보다 두배는 되어 보이는 중년의 주방장이 요리사 복장을 한 채 디뚱 거리며 나타났다. 이 주방장도 사우디 본토인은 아니다. 조과장을 알아 보고는 씩- 웃는다.

 

" 미스터 조가 웬일이요?, 오래간만에, "
 
요리사는 이미 조과장이 자기를 찾아 온 이유를 알면서 시침이를 뗀다.

 

" 지난번과 같은 거 한박스만 구해줘 "
주방장이 잠시 눈을 아래로 깐다.

 

" 저녁에 전화 해 봐!, "

 

거래는 간단히 끝났다. 대사관에서 조차 구하기 힘든 위스키 "죠니 워카" 를  한시간도 않 걸려 예약을 한 것이다. 간혹 각국 대사관에서 외교 파우치를 이용하여  비밀리에 주류와  돼지 고기를 공수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도 적발되면 가차없이 처벌을 받게 된다. 따라서 사우디에서 주류를 구 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그 날 밤 늦게, 식당문이 닫힐 때 쯤, 조과장은 주방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 지금은 않되고 이삼일 기다려야 하겠는데, ... "


" 알았어, 모래 전화 다시 할게, "

 

조과장은 이유를 묻지 않는다. 서두르지도 않는다. 이 일이 얼마나 위험스럽고, 쌍방간의 두터운 신뢰를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틀 후, 조과장이 주방장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주방장이 주위를 살피는 듯 작은 소리로 속삭인다.
 
 " 내일 오후 2시,  나화 스트리트에서 만나 보시요. 고장 난 차가 있을 거요.    굳텐 탁 이라고 말하시요.  병 당  90 불이요 "

 

당시 면세점이나 기내에서의 죠니 워커 750 ml 한병 값은  미화 6 불이다. 그러나 값은 문제가 않된다. 물건만 있으면 아무리 높은 값이라도 지불 할 용의가 있는 것이다.

 

나화 스트리트는   제다시 외곽에 있는 주택가의 좁은 골목 길이다. 낮 시간에는 행인의 발길이 뜸한 지역이고, 특히  오후 2 시 낮 잠자는 시간에는 사람의 그림자 조차 찾아 보기 어려운 곳이다.

 

다음 날, 조과장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골목 길 한쪽에 본넷트을 열어 놓은 빛 바랜 승용차가  한대   서 있었다. 두 사람의 유롭인이 머리를 맞대고 본넷트 안을 들여다 보며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독일어 암호와는 달리, 독일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 십 중 팔구 네델란드  사람임에 틀림없어. )

 

"  굳텐 탁!,"

 

"  굳텐 탁! "


암호를  주고 받는 이외는 다른 말이 필요 없다. 조과장은 미화 100 불짜리 지폐 11매를 부채모양으로 넓게 펴서 상대방에게 건넸고, 상대방은  뒷 트렁크에서 죠니 워카 라벨이 붙은 위스키 12 병이 담긴 박스를 넘겨 주었다. 이 물물 교환은  10 초도 않 걸렸다.그리고 작별 인사도 없이 각자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조과장은 야릇한 성취감에  몸이 날아 오르는 듯한 쾌감을 느꼈다.

 

( 가장 어려운 일이 이렇게 가장 쉽게 이루어 질 수도 있는거야!  이 세상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