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저자’ 그리고 정동섭목사의 홍보로 문제를 계속 야기 네티즌들의 따가운 질타에 출판사와 저자는 ‘정간 검토 중’밝혀
◇〈하나되는 기쁨〉은 ‘아가서’등 일부 성경의 내용을 성(性)적인 표현을 중심으로 재해석해 교계에서 논란이 일고있다.
최근 기독교 네티즌들 사이에는 출판한지 햇수로 5년이 된 책 〈하나되는 기쁨〉(예영커뮤니케이션 출간)의 내용을 놓고 커다란 파장이 일고 있다.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 부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가족관계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는 정동섭목사(대전 대흥침례교회)가 최근 삼양교회, 성광교회, 성현교회, 서문교회, 분당할렐루야교회 등 중대형교회의 가정사역 세미나에서 이 책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다닌 것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다시 새롭게 불거져 나온 것이다.
성(性)적인 시각으로 성경을 해석
정 목사가 가정사역에 쓰라고 추천하고, 소개하고 다니는 이 책에는 지금까지 교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각으로 성경을 재해석하고 있다.
이를테면 “여성의 질은 성(性)과 성(聖)을 연결하는 통로이다”, “성경(聖經)은 성경(性經)이다”, “성교(性交) 영성은 기본 영성에 속하는 것이다”, “기독교 역사상 참으로 비극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는 성(Sexuality)과 영성(Spirituaulity)이 나누어진 것이다”, “할레는 하나님의 창조사역을 계속하는 성기(性器)를 성화시키는 의식이었다”, “남녀의 하나됨을 통해 성기(性器)가 성기(聖器)가 되고, 성교(性交)는 성교(聖交)가 된다”, “만족스런 섹스는 일종의 종교적인 경험이다” 등의 거침없는 성(性)적 표현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이와 같은 시각으로 성경을 해석해 놓은 이 책의 내용들을 몇 가지 열거해보면, “나의 신부는 잠근 동산이요 덮은 우물이요 봉한 샘이로구나, 너는 동산의 샘이요 생수의 우물이요 레바논에서 흐르는 시내로구나”(아가서 4장 12절,15절)의 내용은 “우물과 샘은 여인을 가리키지만 직접적으로는 여인의 음부를 말한다. 남성의 충분한 애무를 받게 되면 여인의 샘에는 풍부한 ‘기름’이 고인다. 그 기름은 각양 향품보다 더 향기롭다. 그 기름의 향기에 취하는 것은 여인을 즐겁게 하며 동시에 남성의 목마름도 해소된다.”(49쪽)라고 했다.
또한 “남자들 중에 나의 사랑하는 자는 수풀 가운데 사과나무 같구나. 내가 그 그늘에 앉아서 심히 기뻐하였고 그 실과는 내 입에 달았구나”(아가서 2장 3절)라는 내용은 “수풀 가운데 사과나무란 표현은 만인 중 우뚝하게 선 솔로몬이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무성한 수풀과 같은 솔로몬의 음모 속에 음경이 불끈 솟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가…달았구나 라는 표현은 술람미의 도톰한 입술이 솔로몬의 성기를 빨아주는 것으로, 즉 펠라치오(Fellatio)로 해석할 수 있다”(258쪽)라고 했다.
또 “우리가 일찍이 일어나서 포도원으로 가서 포도 움이 돋았는지, 꽃술이 퍼졌는지, 석류꽂이 피었는지 보자. 거기서 내가 나의 사랑을 네게 주리라”(아가서 7장 12절)는 내용은 “술람미는 솔로몬에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여인의 포도원으로 들어오라고 말한다. 그리고 포도 움과 같은 그녀의 음핵이 돋아 올랐는지, 님을 기다리는 여인의 음순이 퍼졌는지, 곧 열매를 맺게 될 석류꽃처럼 여인의 자궁이 배란기에 이르렀는지를 확인해달라고 말한다. 술람미 여인은 이른 아침에 님을 받고 싶은 여인의 욕구를 여과 없이 표현하고 있다”(301쪽)라고 해석하고 있다.
기독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향
한편 또 다른 논쟁거리의 하나는 이 책의 저자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이 책의 추천인인 정동섭목사는 강연 등을 통해 “저자인 ‘최희열’은 복음주의자이며, 신학을 공부한 박사”라고 밝히고, “‘최희열’은 필명이며, 저자는 나와 하나님만이 안다”고 주장해 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적지 않은 기독교 네티즌들은 “최희열박사는 유령인물이 아닌가, 이쯤 되면 이 책의 실제 저자를 밝혀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과 함께,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은 먹지 말라고 하면 기어코 먹는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상술에 편승한 것에 불과하다”라고 말하고, “이러한 책이 과연 기독교인들의 새 시대에 맞는 성경적 ‘성생활 지침서’가 될 수 있는가?”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이 책에 대해 “요즘 세간에 유행하고 있는 ‘막장 중의 막장’, ‘진정한 침략 기독교의 모습’”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일부 네티즌들은 “통일교의 교리와 엇비슷하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편 네티즌들은 “이 책이 과연 한국교회의 중요한 연합기관인 한기총의 가정사역에 관한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그 이유로 “수 없는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한기총이 정작 관련 인사의 문제성 있는 행보에 어느 누구하나 나서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해온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심지어는 이 책의 교회 내 유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이 정목사와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단으로 몰리기도 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네티즌들은 “이 책이 성경을 인용해 자신의 잇속을 챙기려 하는데 이용되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이건 너무 하네요. 성경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 말던가. ‘신성모독’이라는 말이 떠올라 두려움을 감출 수 없네요. 이 세상에 포르노 책 닮은 책 한권이 더 출간되었다고 흥분하는 건 아니고요. 거룩한 성경을 한낱 성(性)지침서로 전락시키는 저자의 뻔뻔스러움에 분노를 느낍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가 하면 일부 네티즌들은 “19세 이상 모든 기독교인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다른 주장을 하기도 했다. “2005년에 나온 이 책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호기심에 책을 사서 봤더니 완전 대박이다. 표지에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로 되어 있다. 정말 재미있게 자세히 성묘사가 되어 있다. 기독교인에게 성은 어디까지가 가능한가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꼭 권하고 싶다”고 이 책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일단 정간하는 것이 바람직해”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정동섭목사는 “최근 이 책이 새삼 문제가 되는 것은 저자가 아니라, 추천인인 나의 도덕성을 흠집 내기 위한 것”이라면서, “모 이단측에서 개인 블로그를 내세워 자신들과 재판을 하고 있는 나를 겨냥해 이러한 문제 제기가 마치 다수의 네티즌들의 의견인 양 호도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물론 추천사를 쓸 때 전체를 다 읽어보고 쓴 것이 아니어서 일부 내용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성(性)은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이라는 명제를 크게 벗어난 것이 없는 책이기에 이 책을 추천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거나, 추천을 철회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이 책의 내용은 정상적인 부부사이에 적용되는 것이기에 부부세미나에서 적극 추천을 했을 뿐, 이것이 미성년자들에게 심각한 폐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역설했다.
한편 책을 출간한 ‘예영 커뮤니케이션’의 김승태 대표는 “이 책은 본사가 출판한 여러 권의 기독교 가정사역 관련서적 중 한권에 지나지 않는데, 왜 여러 해가 지나서야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저자와의 약속 때문에 필자의 본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정동섭목사와 필자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정목사가 이 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준 것 역시 기독교인들의 가정사역을 확대시켜 보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에서 출발한 것일 뿐 도서의 판매와 관련한 뒷거래나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대표는 해명서를 통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복음을 위하여 유익한가, 유익하지 않은가가 문제의 초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이 책을 계속 배포해야 하는지, 여기에서 멈추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숙고를 해보겠다. 숙고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 책의 얼굴 없는 저자인 최희열씨는 해명을 통해 “이 책이 성적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는 많으나 음란이나 불륜의 요소는 전혀 없다. 부부가 서로 성적 자극을 받는 것은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으며,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그 동안 본서에 대한 여러 비난들이 인터넷에 올라왔지만 대부분 저자의 의도를 왜곡하기 위해 ‘카더라’ 통신에 근거한 악성 비판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대답해야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으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글을 읽어보고는 △성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사람들 △부부 간에 이미 다른 이유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은 사람들 △성경에 대해서 잘 모르는 초신자들 △본서를 읽으면서 성욕을 해소할 수 있는 배우자가 옆에 없는 사람들은 자칫 불륜을 상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후에 표현의 수위를 조절해서 다시 출판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단 한 사람의 ‘소자’라도 실족하게 하는 책이라면 현재로서는 일단 정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독교 뉴스 임장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