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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사건으로 이집트가 들썩

지식창고지기 2010. 3. 8. 11:26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미혼모관련 사건이 크게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근 성적인 이야기를 터부시하고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보수적인 이집트에서 발생한 미혼모관련 재판으로 이집트 사회가 떠들석 하다.

미혼모사건의 당사자는 27세의 힌드 알-힌나위로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집트 남자배우를 남편으로 지목했다.

그녀가 고소한지 9개월 만에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사건의 전말은 알-힌나위가 혼전 성관계를 금지하는 이슬람의 법을 피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성행하고 있는 비공식적 결혼인 “우르피결혼”을 24세의 이집트텔레비전 스타인 아흐마드 알-피샤위와 하고 임신을 하면서 불거졌다.

“우르피”결혼은 이집트에서 비공식적으로 몰래 하는 약식결혼이다. 일반적으로 알라에게 결혼을 맹세하고 두 명의 증인이 서명하는 식으로 간략하게 진행되지만, 이집트정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은 약식 결혼은 이집트에서는 빈번히 시행되고 있는데 결혼할 여력이 안 되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엄격한 이슬람 사회에서 그들의 성적인 행위를 정당화 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다.

알-힌니위는 그녀의 임신사실을 어린 남자배우에게 고백했지만 그는 태아의 아버지임을 부정하고 심지어 결혼까지 부정하게 되자, 격분한 그녀는 이 문제를 법원까지 끌고 가게 된 것이다.

지난 목요일 판사는 알-피샤위가 4개월 된 리나의 친부인지를 확인하는 DNA검사를 할 것을 명령했다.

또한 그녀는 알-피샤위와 그의 가족들로부터 낙태할 것을 강요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녀는 알라의 벌하심을 알고 있었기에 절대 낙태하는 것을 고려해 본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알-피샤위의 변호사인 맘두 알-웨시미는 법원의 결정은 존중하고 검사 결과를 제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집트 여성운동가들은 이번 소송이 남성중심적인 이집트 사회의 이중기준을 타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이집트 최고의 신학기관인 다르 알-이프타의 무푸티 알리 고마는 알-피샤위에게 리나를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 결혼은 증인들이 있어 유효한 결혼이라고 강조하고 또한 그에게는 아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피샤위의 다른 변호자들은 그가 종교적인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등 그의 두터운 신앙심을 믿기 때문에 이번 스캔들은 잘못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알-힌나위와 리나는 현재 이집트 교외의 빌라에서 가족들과 살고 있다. 알-힌나위는 처음에는 모두 대학교수인 부모님들이 그녀의 비공식 결혼과 임신사실에 충격과 화가 나셨지만 결국 그녀를 이해하고 그녀의 결정을 존중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녀 부모님들의 지지는 혼전성행위와 우르피결혼에 대해 가문의 불명예로 여기는 무슬림사회에서는 굉장히 특이한 경우이다.

보수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이집트사회가 이번 재판으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 미지수이다. 하지만 이러한 민감한 주제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는 자체가 굉장한 사건으로 주요 외신들은 다루고 있다.

(MEIM-신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