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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발바닥] 세기의 엽기 재판 ( 14 편 ) - 국제 입찰 참가자격 신청서 2

지식창고지기 2010. 3. 10. 13:02

제가 글의 분류를 낙타발바닥이라고 붙인 것과 앞으로 게재할 글과는 일맥상통한 것 입니다. 전 중동이라면 넌 저리가 납니다. 여러 선배님들께서는 어떠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의 중동생활 마지막은 쿠웨이트에서 했습니다앞으로 두 달에 걸치어 전하는 글은 우연히 획득된 글로 실제 H건설에서 있었던 일로 모두 실제 인물로서 저가 모시던 분들로 우리 중동 건설시장 개척사의 아픈 한 단면입니다. 이 분들의 눈물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의 발전된 조국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글을 쓰신 분은 제목을 “세기적 엽기 재판”이라고 붙이었음을 상기시켜드립니다.

  

세기의 엽기 재판  ( 14 편 ) - 국제 입찰 참가자격 신청서 (Prequalification for Bid ) [하]

 

정부장이 사우디 왕실 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얀부 지역 개발 공사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동안, 정작 대형 공사의 국제 입찰 공고는 엉뚱한 곳에서 먼저 터졌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주택성은 1977년 초 사우디 동부의 알코바, 중부의 리야드, 서부의 제다에 대 단위 주택 건설 공사를  위한 국제 입찰 공고를 신문에 계제 하였다.

 
주로 토목 공사에 비중을 두고 있던 " H "  건설은 이번 공사를 수주 함으로서  건축공사의 기반을 확고하게 잡겠다는  정책 결정을 하게 되었다.

 

이 번 결정의 주체는 해외 건축부이다. 해외 건축은 해외 토목에 대하여 항상  경쟁 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적은 매년 열세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국내에서는 건축이 단연 우세하나, 해외에서만은 사정이 다르다.  따라서 왕 회장으로부터 곧 잘 질타를 감수 해야 한다. 이 번  입찰은 자존심을 만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국제 입찰에 참가하려면, 우선 P/Q ( Prequalification for Bid - 입찰 참가 자격 신청서)를 발주처에 제출 하는 절차가 있다. 참가업체의 재정상태, 과거 시공경험, 시공 실적, 기술인력 보유 현황, 장비 보유 현황, 등 해당 공사를 중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수행 해 낼 수 있는지,  능력평가를 위한 사전 검증이다. 따라서 P/Q 서류만은 잘 꾸며야 한다.

 

재정보고서에는 공인 된 회계 법인의 최소 3 년간의 결산보고서, 즉, 대차대조표와 손익 계산서를 포함하며,  거래 은행의 금융 확인서까지 첨부 되어야 한다. 과거 시공 실적은 시공 발주처의 사실 확인서를 공증까지 맡아서 첨부 하여야 한다. 관련 자료를 첨부 할 경우, 그 분량은 500 페이지에 이르며, 큰 업체 일수록 그 분량은 더 많아진다. 이 P/Q 서류는 발주처에 따라,  또는 공사 성격에 따라, 서류 내용을  달리한다.


토목 공사 일 경우, 토목 공사의 시공 실적을 더 많이 담아야 하고, 건축공사일 경우 건축 시공 실적을 더 많이 실려야 한다.  입찰 공고가 나면, P/Q 서류 준비 팀은 타자기에 매달려 몇 날 밤 야근을 하게 된다.

 

각 부서에서는 오타 없는 일급  여고생 타자수들을 영입하기 위하여 경쟁이 치열하다.  오타가 날 경우, 정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야근 하는 날이 더 많아진다. 오늘 날과 같은 컴퓨터가 없었던 시절이다.

 

P/Q 서류의 준비는 주로 해외 영업부의 신입사원들 몫이다. 신입 사원들에게 회사 내력을 알려 주는 수단으로 그 이상 좋은 재료가 없다. P/Q 를 한번만 꾸며 보면 자기가 몸 담고 있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어느 정도 규모인지,를 쉽게 파악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신입 사원에게는 입사 당시 오리엔테이션이 있긴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P/Q 서류만 못하다.


리야드 지사에서 확인 한 바에 의하면, 마감 일까지 주택성에 제출 된 P/Q 서류는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건설 업체를 포함하여 모두  22 개의 P/Q 서류가 접수 되었다고 한다. 관례대로 한다면 이 중,  6 ~ 7 업체만이 심사에 통과 할 것이다.

 

접수 후 1 개월이내 입찰 참가자 명단이 발표되고, 2 개월 동안의 입찰 준비 기간이 주어지고, 다시 2 개월 이내에 계약이 체결되면, 계약 체결일부터 1 개월 이내 착공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다. 그러나 이 번 입찰은 예외적으로 빠르게 진행 될 것이라고 했다.

 

공사 내용은 과히, 입을 쩍 벌어지게 한다. 알코바지역에는 2 개의 주택 단지에 세대당 74 평 정도의 아파트, 5천 2 백 세대분, 4 층, 6 층, 8 층,등 세가지 형태의 건물 총 220 동과 하수 처리 시설, 조경 시설을 포함한 부대 시설을 건설하는 물량이라고 했다.  공사금액은 미화 7억 불 정도.

 

또 한 제다지역은 1 개의 주택 단지로, 알코바와 같은 규모의 아파트 3 천 4 백 세대 분,  190 동의 건물과 하수 처리, 조경 시설을 포함 하는 공사라고 했다.  공사 금액 약  5 억불 정도.  리야드 지역도 1 개 주택 단지에 비슷한 규모라고 했다.

 

 

 

 

한 가지 특기 할 것은, 이 모든 주택이 재래식 공법이 아닌 프리 캐스트 콩크리트 패널(Precast Concrete Panel )에 의한 조립식 공법이다. 즉, 공장에서 여러가지 규격의 콩크리트 패널을  미리 만들어, 조립 해 나가는 공법이다.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용 해 오던 공법이나, 한국에서는 그 이름 조차 생소한 공법이다.

 

이 공법을 위해서는 규격이 다른 수 십 만장의 콩크리트 판을 찍어 낼 수 있는 공장을  만드는 것이 급 선무다. 또 한, 사막으로 뒤 덮힌 사우디에서 콩크리트 재료로  사용되는 석재를 찾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연, 사막 뿐인 사우디에서 석재를 캘 수 있는 석산을 찾아 낼 수 있을까?

 

인근 지역에서 석산을 발견하지 못하면  입찰가는 높아진다. 특히, 석재를 외국에서 부득이 수입 하여야 할 경우, 입찰가는 한 없이 올라간다. 입찰에 성공 할 확률은 전혀 없어지는 것이다. 이 경우, 공사 기간과도 연관 된다. 잘 못 풀리면, 이익은 커녕 손해를 감수 해야 한다.

 

( 아!,  아!,  알라신이 모처럼 주시는 선물인데, . . . . . . . .)

 

건축 담당 부사장은 초기의 불타는 투지와는 달리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남 모르는 시름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