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내 손 안에 있소이다! 캐나다 화폐 이야기
캐나다 별별 스토리 2010/04/07 13:34 |
2009년, 우리나라에서는 새로 도입될 5만원권 지폐를 둘러싸고 한차례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다들 기억하시는지요? 화폐 도안을 장식할 인물을 선정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었죠.
장보고, 장영실, 유관순, 안창호, 한용운 등 나라를 길이 빛낸 수 많은 위인들이 거론되며 여론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결국 5만원권의 도안은 신사임당으로 결정되어 지금은 한창 유통 중에 있지요.
어떻게보면 단 하나의 지폐가 새로 나오는 것일 뿐이지만, 이렇게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곤 합니다.
돈은 곧 국가의 얼굴과도 같기 때문이죠. 따라서 화폐에는 그 나라의 고유한 정체성, 역사, 문화 등의 요소가 고루 반영되어 있게 마련입니다. 오늘날 화폐는 단순히 교환의 매개에서 그치지 않고, 대표적인 심볼(symbol) 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캐나다의 화폐도 마찬가지입니다. 캐나다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고나 할까요.
지금부터 저는 캐나다의 화폐를 통해 캐나다라는 나라를 다시금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 자, 함께 보시죠!
# 캐나다에서 통용되고 있는 화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캐나다에서도 동전과 지폐가 함께 유통되고 있습니다.
지폐는 아래에서 보시는 것처럼 총 5,10,20,50,100 달러가 있으며 이것을 '캐나다 달러'(CAD) 라 부릅니다.
한편 캐나다 동전의 종류는 크게 7가지입니다. (1,5,10,25,50센트 및 1,2달러) 4가지 동전 밖에 통용되지 않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다소 많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재미있는 것은, 캐나다 동전들의 앞면이 모두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죠. 그러나 각 동전의 뒷면은 보통 주기적으로 변화합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캐나다의 국가적 특색을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 캐나다 지폐에 담긴 의미를 찾아서
캐나다 지폐에는 캐나다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들이 담겨 있습니다.
5달러 : Wilfrid Laurier
- 캐나다의 경제발전을 이끈 7번째 수상입니다.
그는 영국 수입품에 대한 특혜관세 등으로 영국과의 관계를 밀접하게 하고
알래스카를 둘러싼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국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또한 "20세기는 캐나다의 세기"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2의 캐나다 대륙횡단철도를 부설하는 등
캐나다의 근대화를 앞당긴 위인으로 평가받습니다.
10달러 : John.A.Macdonald
- 스코틀랜드 출신의 캐나다 첫번째 수상입니다.
캐나다 연방의 탄생에 아주 중대한 역할을 했으며, 2004년 캐나다 방송공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시청자들이 뽑은 10명의 위대한 캐나다인 중의 한명으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blog.naver.com/cson68 참조)
20달러 : Elizabeth Ⅱ
고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엘리자베스 여왕의 모습도 연륜있게 변해간다고 하네요.)
캐나다가 한 때 영국의 식민지로 있었던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지금은 비록 독립을 했지만,
법적으로 캐나다의 국가 원수는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라 합니다.
그래서 1954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보위에 올랐을 당시에 캐나다의 동전 및 지폐 도안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50달러 : Machenzie King
- 온타리오 출신의 10번째 캐나다 수상입니다.
그는 영어권 수상 중에서 가장 오랜 임기를 자랑하고 있으며, 2차 대전 중 캐나다를 이끈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100달러 : Robert Borden
- Robert Borden은 노바스코시아 출신의 8번째 캐나다 수상으로써 1차 대전 동안 통치했습니다.
# 캐나다 동전에 담긴 의미를 찾아서
짤랑짤랑. 매일 사용하는 동전. 이 동전을 유심히 살펴본 적 있으신가요. *5센트- 비버(beaver)
액면가가 크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 동전에는 헤아릴 수 없는
가치가 숨겨져 있답니다.
캐나다 동전에는 캐나다의 모든 것이 반영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믿지 못하시겠다구요?
그럼 지금부터 저를 따라오세요!
*1센트 - maple leaf(단풍잎)
(※사진출처: RCM www.mint.ca)
여러분! '메이플 리프' 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메이플리프(maple leaf)를 우리 말로 해석하면 단풍잎이라는 뜻입니다.
메이플 리프는 캐나다를 상징하는 심볼로써 국기에도 등장합니다. 그래서 캐나다 국기를 메이플리프기 라고 표현하기도 하지요.
단풍나무는 캐나다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캐나다에서는 단풍나무에서 추출한 설탕으로 시럽을 만들어 식생활에 이용한다고 해요. 이를 메이플 시럽이라고 부르죠. 단풍나무에서 달콤한 시럽이 나오다니. 다소 생소하시죠? 그렇다고 모든 단풍나무에서 시럽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구요, 대개는 사탕단풍나무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네이버 지식인 출처바로가기)
메이플 시럽을 처음 만든 것은 캐나다의 원주민입니다. 그들은 메이플 시럽을 음식에 즐겨 넣었고,
아플 때 약으로 사용하기도 했다네요. 특히 16세기, 모피교역(Fur trade) 을 하러 다니던 사람들에게 메이플 시럽은 장거리 여행을 버틸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사진출처: 네이버 지식인 출처바로가기)
이러한 메이플 시럽이 현재에까지 이어져 전 세계 생산량의 85%가 캐나다에서 이루어집니다.
여전히 전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있는 메이플 시럽. 이제 그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네요.
마치 우리나라의 김치를 연상시키죠. 사진만 봐도 정말 먹음직스럽네요~ 후훗
이렇듯 메이플 트리, 즉 단풍나무는 캐나다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합니다.
메이플 리프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곧 동전에 반영된 것이죠.
오래전 Hurons 라는 인디언 종족은 그들 부족의 토템으로써 비버를 숭배했다고 전해집니다.
비버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동물이며, '인내'라는 덕목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특히, 퀘백이나 몬트리올 등지에서는 비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18세기 중엽 몬트리올은 비버의 모피로 경제적 부흥을 일구어냈다고 합니다. 이렇게보면 비버는 캐나다 사람들에게 정말 기특한 동물이죠.
비버는 현재 캐나다에서 다양한 곳에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캐나다태평양 철도(Canadian Pacific Railroad,줄여서 CPR) 를 비롯하여 몬트리올과 킹스턴의 해안경비대 등의 마스코트를 들 수 있으며, 캐나다 최초의 우표에 등장하기도 했다네요.
(※사진출처: RCM www.mint.ca)
뿐만 아니라,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마스코트 역시 비버였습니다. 이 마스코트의 이름은 "Amik(아믹)" 인데요,
알곤킨족의 언어로 비버를 뜻한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은 아믹의 모습입니다.
(※사진출처: RCM www.mint.ca)
10센트에 나와있는 그림은 언뜻봐서는 뭐가 특별한지 감이 잘 오지 않을 겁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10센트에는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한 척의 배가 등장하네요. 이 배의 이름은 'Bluenose'라고 합니다. 소형 범선의 대표격인 schooner 의 한 종류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 모습을 한번 보시죠!
이 Bluenose는 schooner 레이싱에서 무려 17년동안 캐나다의 자존심을 지켜준 유명한 배라고 합니다. 이 뿐 아니라, 세계적인 어장으로 손꼽히는 그랜드뱅크스(Grand Banks) 어업의 신화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10센트 동전에는 캐나다 어업의 방대한 규모와 함께 캐나다 사람들의 해양 기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25센트- 북미산 순록(caribou)
'매우 반짝이는 코를 가진' 바로 그 루돌프가 아닐까요. ^^
여러분은 루돌프가 그냥 평범한 사슴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순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서식지파괴로 순록의 숫자가 지난 30년간 절반 가까이 감소해 충격을 주고 있다네요.
캐나다의 25센트 동전에는 지금 위기에 몰린 생물, 순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RCM www.mint.ca)
캐나다의 북부툰드라 지대.
이 곳에서는 경이로운 순록의 대이동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매년 9월이 되면 순록들은 민족대이동(?) 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인류가 자행해온 환경 파괴로 인해, 순록들은 자신이 가야할 길을 잃어버린 나머지 경로를 이탈하고 있다네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죠.
(※사진출처: 캐나다 관광청 http://kr.canada.travel)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순록은 다소 생소한 동물일 수도 있지만, 캐나다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 곁에 훨씬 가까이 숨쉬고 있으니까요.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매우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왠지 25센트 동전에는 온기가 감돌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50센트 - Canadian Coat of Arms
(※사진출처: RCM www.mint.ca, 캐나다 대사관 http://www.pch.gc.ca)
50센트 동전에는 캐나다의 국가 문장이 새겨져 있습니다. Canadian Coat of Arms 이라고 부르는 이 국가 문장은
캐나다를 설립한 4개 국가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영국,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그리고 프랑스가 그것이죠.
중앙에 있는 방패를 자세히 보시면, 총 5개의 그림이 그려져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왼쪽 가장 위에 있는 세 마리의 사자는 영국을, 그 옆에 있는 그림은 스코틀랜드를,
그리고 그 아래 왼쪽의 그림은 아일랜드의 하프를 뜻한다고 하구요, 4번째는 프랑스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제일 끝, 세 개의 단풍잎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캐나다의 심볼입니다.
명문은 이렇습니다. "A Mari usque ad Mare," 이 말은 곧 "바다에서 바다로" 라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 문장은 "Desiderantes meliorem patriam," 즉, " 그들은 더 나은 국가를 꿈꾼다" 라는 뜻입니다.
이 국가 문장은 현재 각종 정부 기관이나 대표 기구에서 권위적인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십년동안 50센트 동전은 매일 매일 광범위하게 거래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동전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 루니(1달러) - 룬(loon)
(사진출처: RCM www.mint.ca, 네이버 포토갤러리)
달러동전은 1987년 처음으로 도입되었으며, 달러 지폐를 대체하는 용도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1달러 동전에는 '루니(loonie)'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여기서 'loon' 이란 아비새라는 동물입니다.
그 이름부터 범상치않은 아비새는 북미산의 큰 새인데요,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면서 사람 웃음소리 같은 소리를
낸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 새는 크기가 커서 캐나다 개척 당시 주된 식량원이었다고도 합니다.
행운의 동전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캐나다에서 루니는 행운의 상징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이를 Lucky Loonie 라고 하는데요, 그 일화는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결승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캐나다는 50년 만에 미국을 꺾고 극적인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아이스하키에 대한 캐나다인들의 열렬한
관심을 고려해본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사건이었죠. 그런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경기 전날
캐나다인이었던 아이스 정비사 '트랜스 이반스' 라는 사람이 자국의 승리를 기원하며 경기장 링크에 몰래 루니화를 묻어두었다는 사실이 밝혀진거죠.
이 소식을 접한 캐나다 아이스하키팀 단장 '웨인 그레츠키'가 이 동전을 NHL(National Hockey League) 명예의 전당
에 보냈고 현재까지도 Lucky Loonie로 불리며 전시되고 있습니다.
투니(2달러) - 곰(bear)
2달러 동전은 투니(Toonie)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동전에는 북극곰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네요. 큰 빙원 위에 있는 모습이죠?
투니 역시 2달러 지폐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되었구요,1996년 2월 19일날 첫선을 보였습니다. 투니는 종이 화폐보다 대략 20 배가 넘는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자연을 사랑하는 캐나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위에서도 언급했는데요,
지구 온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동물이 있다면 바로 북극곰이 아닐까 합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곰이 삶의 터전을 잃고 멸종 위기에 놓겨있다고 하죠.
(※사진출처: RCM www.mint.ca)
이에 캐나다 환경 장관은 아예 북극곰 관련 원탁회의를 소집하기도 했었답니다.
위기에 처한 캐나다의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도 정부 및 야생동물관리위원회, 이누이트족 대표,학계 등의 다양한
주요 인사가 참여하는 가운데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함이었죠.
뿐만 아니라 올해 1월 1일에는 새해를 맞이하여 북극곰 멱감기 대회가 열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개최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이었구요, 자선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500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북극곰에 대한 캐나다 사람들의 애정이 마음이 와닿으시나요?
네, 여기까지! 캐나다의 화폐 속에 담긴 진솔한 이야기들을 풀어보았습니다.
사실 무심코 돈을 사용하기만 할 뿐, 이를 주의깊게 들여다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그러나 여러분의 지갑 속에 들어있는 캐나다 화폐는 그저 단순한 종이조각(쇳조각)이 아닙니다.
캐나다 그 자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