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오절의 음식과 놀이
중국의 3대 명절은 춘절(설)과 단오절 그리고 중추절(추석)입니다. 앞 서 소개한 춘절에서와 같이 이 날을 보내는 중국인들의 놀이와 음식을 소개해 드립니다.
송성이란 글과 "급아일천 환니천년"이란 글자가 무대 위에 보입니다.
송성가무의 공연이 마무리 되는 마지막 장면입니다.
"저에게 하루만 주세요, 그러면 천년으로 갚아드리겠습니다 "의 글이 애처럽기 짝이 없습니다, 백사전의 얘기 중 한 장면에 나옵니다.
단오절(端午節)
음력 5월5일입니다. 단오절의 처음 유래는 학술적으로 아직 설왕설래 하고 있으니 여기서는 그냥 넘어가고, 기원전 3세기 경의 전국시대 초(楚)나라 좌상을 지내다 모함에 걸려 관직을 잃은 굴원(屈原)과 종자(粽子), 용주대회(龍舟大會), 웅황주(雄黃酒), 창포(菖蒲), 백사전(白蛇傳) 등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1) 종자(粽子)
명절날은 으레 이에 따르는 특별 음식들이 있는데 단오절에는 대표적으로 종자(粽子)라는 것을 먹습니다. 종자는 대개 찹쌀에다 작은 돼지 갈비 토막이나 마른 작은 새우, 붉은 대추 등을 소로 넣어서 주로 대나무 잎이나 갈대 잎에 세모가 나게 싸서는 실로 묶은 다음에 증기로 찝니다. 요즘은 단오절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재래시장이나 공원 근처에서도 이 종자를 파는 노점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방에 따라 크기도 크고 작고가 다르며 찹쌀 속에 넣는 소의 종류도 소시지까지 넣기도 하는 등 다양합니다. 맛도 단 것에서 짠 것까지 있습니다.
광동음차(廣東飮茶)라는 차와 점심(點心, dianxin 띠엔신)을 위주로 파는 광동식 식당에서는 종자는 물론 종자와 비슷하게 만들었지만 연(蓮) 잎에다 크게 싸서 만든 하엽반(荷葉飯)이란 이름의 것도 있는데 이런 것은 크기 때문에 한 개를 시키면 4~5명 정도가 함께 맛을 볼 수가 있는데, 소의 내용이 붉은 팥 고물 등 더 다양한 것들이 들어갑니다.
종자(粽子)의 유래
초사(楚辭)를 지어 초나라의 애국시인으로 잘 알려진 굴원은 관직에서 쫓겨난 후 모시던 회왕을 그리면서 이소I(離騷)등으로 심경을 읊기도 하다가 나중엔 멱라강(汨羅江)에 투신했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대나무 통에 쌀을 넣어 강에 던지면서 고기들이 굴원이 대신에 쌀을 먹도록 했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대나무 잎에다 오늘날의 종자(粽子)를 만들어 굴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강에 던지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용주대회(龍舟大會)의 유래와 시합
애국시인 굴원이 멱라강에 투신하자 이를 본 사람들이 서로들 배를 빨리 저어 구하러 간다는 마음을 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시작이 되어 매년 단오절이면 강가나 호수에서 용주대회를 펼칩니다. 이 용주대회는 대만 타이뻬이의 벽담(碧潭, 삐탄), 홍콩, 싱가포르, 중국 각 지방도시에서 열립니다.
배의 앞 머리 모양이 용이며 배 모양 전체가 한 마리의 긴 용처럼 생겼으므로 용주(龍舟)라고 부릅니다. 용 머리 쪽에는 한 사람이 북을 힘차게 치면서 노 젓는 사람들의 박자를 맞춰줍니다. 두 줄로 노 젓는 선수들이 앉고 맨 뒤는 한 사람이 서서 키를 잡고 방향을 조절합니다.
여러 팀들이 시합에 참가하며, 팀마다 자기의 라인이 미리 수영장의 경계처럼 물 위에 정해져 있으며 목표지점엔 붉은 깃발을 물 위에 뛰어 놓습니다.
용주경기가 시작되면 구경 나온 사람들과 선수를 내보낸 응원단이 강 뚝에 서서 또는 호수 물가 주위에서 목이 터져라 지아여우! 지아여우!(加油 加油, 힘 내라! 힘 내라!)열심히 소리내어 응원을 합니다. 용주들이 목표지점의 깃발에 가까와지면 용 머리쪽의 북치기는 몸을 돌리고 엎드려 최대로 몸을 앞으로 내밀고 팔을 뻗어 깃발을 뽑습니다, 물론 깃발을 가장 먼저 뽑은 팀이 기록해 둔 시간을 심사하여 최후의 승자가 됩니다. 이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모두가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입니다.
제가 타이뻬이에 근무할 시절에 한 번은 교민회와 유학생회 그리고 주재상사회에서 한 팀을 구성하여 현지 한국의 대표팀으로 출전 한 바 있습니다. 약 열 흘간의 연습 훈련도 했습니다. 선수들은 훈련에서도 무척 힘들기 때문에 대만주재 한국상사회에서는 연습날마다 푸짐한 저녁으로 격려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2) 백사전(白蛇傳)
대만에서는 단오절 무렵이면 백사전의 창극이 TV에 꼭 소개되곤 했습니다. 이 창극은 대만 방언으로 노래를 하고 만다린(표준어, 국어)으로 자막을 달아주곤 했습니다. 저는 대만 방언을 못알아 듣지만 분위기는 충분히 와 닿곤 했습니다. 이 창극은 때로는 여성들만이 출연하기도 합니다.
백사전의 내용인즉 이러합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잘 생기고 책도 열심히 읽는 귀공자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산책을 나갔다가 아리따운 공주를 우연히 만납니다. 그런대 이 공주는 하녀를 동반하고 있었는데 얼마 안있으면 모두 인간으로 변신할 백사였고 하녀는 청사(靑蛇)였습니다.
귀공자와 공주는 서로 사랑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귀공자가 공주와 사랑을 시작하고부터 몸이 점점 쇄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사가 이 귀공자의 집 앞을 지나가다가 바로 요괴의 장난임을 알고는 웅황주를 만들어 공자에게 건네주면서 반드시 공주와 함께 마셔야 한다고 신신 당부를 했습니다. 귀공자는 술상을 준비했다가 공주가 나타나자 도사가 건네준 웅황주를 함께 나누어 마십니다. 그러자 그 예쁜 공주와 하녀가 갑자기 백사와 청사가 되어 도망을 가는 것으로 창극은 막을 내립니다. 구경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쉬워하면서 노인네나 아낙네등들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합니다.
대만이나 대륙에서는 내용이 조금씩 각색이 다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중국 관광상품 가운데 인기가 있는 것 중의 하나인 상해,소주,항주 팩키지투어가 있습니다. 소주에서 송성가무(宋城歌舞)를 저녁에 관람하기도 하는데, 이곳에서 공연하는 가무의 내용 중에 백사전이 있습니다. (오~ 저에게 하루만 빌려주십시오, 이 빚은 천 년동안 갚아드리겠습니다)라는 글이 무대 위 8명이 글자 한 자씩 들고 서 잇습니다. 바로 하루가 모자라서 인간이 못되고 사랑의 결실을 보지 못하고 원래의 백사와 청사로 돌아간다는 내용을 애절하게 나타낸 글입니다. 내용을 알고 봐야 더 재미납니다.
송성(宋城)이란 무엇일까 하고 저도 처음 볼 때엔 의아해 했는데 알고보니 송나라의 수도임을 말하는 것인데 한자를 넣지 않고 쓰니 아는 사람이나 알겠지요. 이 송성가무에서 무대에서 펼쳐지는 전쟁 이야기는 악비(岳飛)가 금(金)나라의 침입에 대항하여 싸우는 내용들입니다. 워낙 한국관광객들이 많이 찯기 때문에 서비스차원에서 조선족들의 무용수들을 동원하여 한국고전무용은 선보이기도 합니다. 아쉬웠다면 장구를 울러메고 춤만 추었지 장구를 연주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3) 웅황주(雄黃酒)
웅황의 가루를 넣어 담은 술입니다. 위 얘기와 같이 요괴를 물리 친 것처럼 이 술을 마시면 요괴나 병마의 침입을 사전 예방한다고 하는 약술입니다.
이와 같이 전해오는 이야기로 인해서 단오절에는 집 아이들의 이마에 웅황주에 남아있는 웅황을 동그랗게 묻혀줍니다. 또 아이들의 배꼽 주위에도 병마가 오지 못하도록 그려줍니다.
요즘 중국 젊은이들에게는 잊혀져가는 옛 풍습이기도 합니다.
(4) 창포(菖蒲)
아직도 중국 시골에서는 대문 밖에다 쑥이나 창포를 걸어 놓는 풍습이 남아 있습니다. 역시 쑥이나 창포가 병마나 요괴의 침입을 막는다는 생각에서 하는 전통입니다. 웅황의 가루를 헝겁에 이쁘게 싸서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 까지만 해도 대중 목욕탕에 단오날 아침 일찍 가면 탕 물위에다 창포를 띄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인들이 창포로 머리 감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단오날 여인들이 그네타기를 합니다. 그네를 높이 타기 놀이도 합니다.
강릉단오축제는 유네스코 전통문화 등재를 신청했습니다.
창포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꽃을 피우는지 모르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서울 근교에 사시는 분들은 여름에 자녀들 방학하면 의정부시에서 포천 가는 방향에서 오른 쪽으로 교통표지를 따라서 광릉수목원을 방문하여 보십시오. 광릉수목원의 작은 늪지대로 가서 창포는 물론 주변의 크낙새 서식지, 다른 많은 식물들도 감상하며 공기도 좋은 숲 속 길을 산책까지 하면서 자연학습을 가족과 함께하시면 즐거운 시간이 되시리라고 생각하여 추천합니다. 단 사전 예약이 필요하니 확인하고 가셔야 합니다.
송성가무쇼는 세계3대 쇼의 하나라고 송성극장의 바깥 건물 위 쪽에 써 놓았습니다.
중국의 쇼들은 점점 하려해지고 웅장한 장치와 많은 인원동원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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