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결/역사(중국)

<르포>새로 조명받는 5천년 역사의 먀오족

지식창고지기 2010. 6. 25. 11:42

<르포>새로 조명받는 5천년 역사의 먀오족

자연과 문명의 조화로운 발전 주목

 

(첸둥난저우 < 구이저우 > =연합뉴스) 김대호 특파원 

 

 

중국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인 구이저우성(貴州省)의 성도 구이양(貴陽)에서 자동차로 3시간가량 떨어진 첸둥난저우(黔東南州) 먀오족(苗族) 자치주. 이곳은 대부분 지역이 뾰족하게 솟아오른 산들로 둘러싸인 오지 중의 오지로, 사람이 살기는 쉽지 않은 곳이다.

 

먀오(묘)족은 이런 곳에서 무려 5천여년을 터잡고 살아온 민족이다. 민족 문화와 언어를 그대로 간직한 채 산을 개간해 벼와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을 가꾸며 자급자족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먀오족 자치주 가운데서도 시장(西江) 먀오족 마을은 3~4개의 산봉우리에 1천가구가 터를 잡고 6천여명이 거주, 단일 먀오족 마을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크다. 다른 먀오족들은 첸둥난저우의 수많은 계곡 부근에서 10~200여가구씩 소규모로 모여 살고 있다.

중국의 소수 민족인 이들이 상하이엑스포를 계기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중국에서 소수민족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고유문화를 잘 유지한 가운데 최근 자연과 조화를 유지하며 빠르게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어 `도시와 농촌의 조화로운 발전'이라는 상하이 엑스포의 주제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엑스포를 계기로 먀오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지난 22일 시장 먀오족 마을에서 중앙 정부와 공산당 간부, 상하이시, 엑스포조직위 등의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하이엑스포논단'을 개최했다.

먀오족은 구이저우성 첸둥난 먀오족 자치주를 중심으로 중국에 900만명이 살고 있으며 구이저우성에만 500만명이 있다. 이들은 5천년 전 중국 황허(黃河) 중하류에 거주하던 중 한족(漢族)과 세력 다툼을 벌이다 패해 창장(長江) 중하류로 1차 민족 대이동을 벌인 후 `먀오국'을 건설했으나 서기 47년 한나라의 공격을 받고 다시 중국 남서부 지방으로 대거 이동했다.

한나라의 정벌은 강력해 먀오족은 중국 남서부는 물론 현재의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졌으며 일부가 첸둥난으로 모여들었다. 첸둥난은 산세가 험해 살기가 쉽지 않았지만 한나라의 추격을 피하기는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먀오족은 한나라가 남쪽의 오랑캐로 부를 정도로 기질이 강했다. 이들은 산봉우리에 계단식으로 집을 지어 거주했으며 계곡의 물을 막아 식수로 사용하고 산봉우리의 논과 밭을 개간했다.

집은 모두 목재로 틀을 잡고 지붕에 기와를 올리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인 왕룽룽(汪蓉蓉.16.여)은 24일 "학교에서 먀오족의 전통문화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며 먀오족이라는 자부심이 크다"면서 "전통문화를 잘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현재 먀오족 거주지는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경관이 우수하고 생활방식과 풍습은 독특해 관광자원으로 개발되고 있다. 음식은 한국의 전골, 무침, 조림, 죽 등과 비슷한 음식이 적지않고 고추와 마늘, 생강을 많이 사용한다.

먀오족 거주지들에 최근 2~3년간 관광객들이 몰려들며 소득이 올라가고 지역개발이 빨라지고 있다. 시장 먀오족의 경우 3년 전 150실 규모의 호텔이 지어진 것을 비롯, 3개의 호텔이 운영되고 있으며 주민들은 전통 복장과 춤, 노래, 연주 등을 관광상품화하고 있다. 또 150여 가구는 남는 방을 홈스테이 형식으로 관광객들에게 개방, 먀오족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호텔 요금은 하루에 200~600위안(3만4천~10만원), 홈스테이는 20~50위안(3천400~8천500원) 수준이다.

시장 먀오족 마을은 밤이 되면 산봉우리에 지어진 집들에 불이 켜지며 연출되는 아름다운 경관이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 공기 등과 어울려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과거 먀오족의 젊은이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아 외지로 많이 나갔지만 이제는 이곳의 생활이 더 좋아져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이저우성 농촌 주민의 1년 소득이 1천~2천위안인데 비해 시장 먀오족의 한 달 소득은 700~1천위안에 달해 상대적으로 크게 높은 편이다.

 

먀오족 원로인 루하이안(陸海安.68)씨는 "정부 지원으로 도로를 새로 깔고 주택을 개보수했으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주민 소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