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Cafe/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전설(傳說)

지식창고지기 2011. 1. 10. 09:25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설화(說話)의 한 형태. 학술적으로는 설화를 신화(神話)와 민담(民譚)과 전설로 분류한다. 전설은 민담과 달리 역사상 사건을 소재로 하고 증거물이 남아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傳)이 뜻하는 바와 같이 전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전해 오는 통시간적(通時間的)인 존재이며, 이 시간에 따라 널리 전파되므로 넓은 공간에 파급된 문화 형태라고 하겠다.
전달하는 내용, 전달하는 사람, 전달 방법, 이것을 수용하는 사람, 그리고 어떤 변화가 있다는 점은 언어나 문학
·언론과 비슷하지만, 일정한 형식과 내용이 결합한 형태로 전하는 과정을 수없이 대를 물려서 현재까지 이르렀다는 시간의 여과(濾過)와, 사라질 것은 사라지고 살아남은 것만 전승되었다는 점이 다른 문화 현상과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아무 것이나 전설이라고 할 수 없고, 전설은 일정한 민족 또는 지방에서 민간에 의해 내려오는 설화인데, 신화가 신격(神格) 중심이라면 전설은 인간과 그 행위를 주제로 이야기한 것이다.
전설은,

말하는 화자와 듣는 청자가 그 이야기의 사실을 믿으며,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기념물이나 증거물이 있으며,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어 역사에서 전설화했다든가, 혹은 역사화의 가능성이 있는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분 류〕

 설화는 문헌으로 전하는 문헌전설과, 현재 들을 수 있는 구비전설(口碑傳說)로 나뉜다. 구비전설은 다시 첫째 대상, 둘째 전파
·분포, 셋째 증시물(證示物)의 수, 넷째 시간성(時間性), 다섯째 표현 방법, 여섯째 지역적 분포에 따라 하위 분류가 생긴다.
첫째의 대상은, 설명하는 대상에 따라

자연물(자연전설) : 육지(지역지명··고개·바위··식물·동물), 하해(샘·우물·····항구·바다·항만),
인공물(인문전설) : 유적(성터··정자와 누각·다리·비석··廟堂·무덤), 유물(복식·음식·가구·가면·신앙물·武具), 사찰연기담(사찰··불상··經版·佛具),
인간과 동물 : 물적 증거는 없으나 보조분류하면, 인물(長者·高僧·충신·학자·武將·시조), 인간행위(과거·풍수·修練·怪誕·占卜·棄老·힘내기·人身供犧·戰亂), 동물(용·호랑이··지네··기타동물)로 분류할 수 있다.
이것은 물적 증거에 따라 쉽게 분류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의 전파
·분포는,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어 민담과 가까우나 증시물이 있는 광포전설(廣布傳說)과, 국내의 유일하거나 몇 개 되지 않는 사건을 담은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특수전설(特殊傳說)로 나눈다.
쌀 나오는 구멍
米穴 전설이나, 홍수로 산꼭대기까지 물이 잠겼다는 홍수전설은 광포전설이고, 어느 가문이나 동네에만 있는 것은 특수전설이다. 이 분포를 지도에 그릴 때 전국 골고루 분포된 균포(均布)전설과 한쪽으로 치우쳐 몰려 있는 편재분포(遍在分布)전설로 나누기도 한다.
셋째의 증시물의 수는, 전설의 공간적인 증거물인 증시물의 수에 따라서, 단 하나뿐인 단일증시전설과, 한 전설에 연결되어 전설이 사실임을 강조하는 연쇄증시전설로 나눈다.
넷째의 시간성은, 전설이 미치는 시간을 따져 이미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설명하는 설명전설과, 다분히 신앙적인 예언성을 가진 예언전설로 나눈다. 이것은 과거에 예언 완성이 된 완성형과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은 예언미완성형으로 나눌 수 있다. 예컨대, 지리산 근처에서 장차 나라를 구할 영웅이 태어날 것이라는 전설은 예언미완성형이 된다.
다섯째의 표현 방법은, 그 전설의 줄거리만 간단히 들어 증시물만 설명하는 건조체 전설과, 길게 수식하여 흥미를 주는 재미있는 윤색체 전설로 나눈다. 여섯째의 지역적 분포는, 국가별
·도별·군별 등 지역에 따라 같은 계열의 전설이라도 미묘한 차이와 형편에 따라 분류를 새로이 만들 수 있다.

〔구 조〕

 시간을 제시하는 단어에 따라 고정적인 진행상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전설은 맨 처음 시작할 때,
옛날 어느 곳에 한 사람이 살았는데라고 말하는 옛날에가 나온다. 전설에는 되도록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려 하지만, 대개는 엄밀히 말해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전설이 전개될 때는
하루는, 어느 날이 제시된다. 하루는이 제시되기 전에는 막연히 시간과 공간과 인간을 제시했을 뿐 능동적인 힘(운동)이 가해진 것이 아니므로 이야기가 활동하지 않는 정적(靜的)인 상태로 발단 부분이 되고, 하루는 이후가 전개 부분이 된다.
그 다음은 이야기 내용이 바뀔 때마다
마침, 그 때, 한편, 이 때, 얼마 뒤 등 구체적인 변화 시간이 제시된다. 그러다가 과거 이야기 내용이 끝나 현재까지 순식간에 이어지려고 할 때는 지금도 그 증거가 있다.지금도가 제시된다.
이런 시간 제시 단어를 시간화소(時間話素)라 하고
옛날에-발단부 시작, 하루는-전개부 시작, 제시된 가변적인 시간-전개부와 결과부, 지금도-증시부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곧, 시간화소에 따라 전설의 진행은 발단부전개부결과부증시부 등 네 부분이 된다.
전설을 크기에 따라 분석해 가면, 맨 처음에 다른 전설과 구분이 되는 전설형(傳說型, type)이 있고, 다음에 독립될 수 있는 이야기인 삽화(揷話, episode)로 나눌 수 있다. 이 삽화는 전설마다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어서 일정하지 않다.
다음에 작은 이야깃거리인 모티프(motif)가 있다.
일본에 간 박제상을 기다리던 아내가 죽어서 망부석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사람이 돌로 변한 화석(化石) 모티프가 되는 것이며, 그 아내가 죽어서 새가 되었다면 화조(化鳥) 모티프가 되는 것이다.
“① 그 아내가, 죽어서, 망부석이 되었다.는 적어도 세 단어인 ①②③으로 구성된 것이니, 이 구성된 단어나 구절을 화소(話素)라고 하면, 수많은 비슷한 전설의 변이(變異)를 들어 해석하기가 편리하다. 는 같은데 이 새로 바뀔 수도 있고, 여자 산신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 바뀌는 단어를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그 아내는 어떤 사람인가, 왜 죽어서만 달리 변화하는가, 새나 망부석이나 산신으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서 이 때 새라는 단어의 어떤 내적 의미가 작용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뒤따르기에 이 화소가 갖는, 이야기를 형성시키는 내적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것을 속성(屬性)이라 할 때 전설을 종적(縱的)으로 분석해 가면
전설형삽화모티프화소속성 같은 구조 단위가 설정된다. 속성 단계에 이르면 구조와 의미가 미시적인 경지에서 만나므로 구분이 모호해지게 되지만 화소에 곁따르므로 구조 단위로 삼은 것이다.

〔의미해석〕

 전설을 해석하는 한 예로 망부석의 속성을 살펴보면, 돌에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찬양받을 만한 기념물이라는 속성이 들어 있다. 이 기념물을 보고 부인의 정렬을 찬양할 사람은 그 근처의 주민이다. 그래서 합심하여 부인의 기념비를 세우고자 했을 것이다.
반드시 인공으로 만든 기념비가 아닐지라도, 부인이 죽은 장소에 있던 자연석을 기념하는 대상으로 정하고, 이것을 소중히 여겼을 것이다. 그래서 이곳 주민은 이 망부석(기념비나 자연석)을 대하면 죽은 부인을 대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므로 이 사이를 생략하면 부인이 죽어서 바로 망부석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치술령전설의 상징을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박제상 부인이나 딸이 기다리다 죽어서 망부석이 되었다(돌의 속성은 오랜 기념 : 주민이 정절을 찬양기념비를 세움망부석이라 부름망부석이 됨), 새가 되었다(새의 속성은 날아가서 만남 : 남편에게 찾아갈 수 없어서 죽음새는 날아감새가 되면 남편에게로 갈 수 있음새가 됨그 증거로 隱乙庵이 있음), 산신이 되었다(산신의 속성은 존경심과 신앙심 : 주민이 정절을 찬양존경심과 신앙심이 생김산신으로 모심→審述嶺山神이 됨).
또 한 예로 우리 나라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부임 첫날밤에 죽은 원님 이야기를 해석해 보자. 이 이야기는 여러 원님이 어느 고을에 부임하는 첫날밤에 죽었다. 새로 온 원님은 억울하게 죽은 아랑의 혼을 만나서, 또는 지네와 독이 해치는 것을 알아서 사건을 해결하여 칭송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부임 첫날밤 화소의 의미는 첫날밤 당일이 아니라 부임 초라는 속성이 있다. 부임 직후 전임 사또가 해결하지 못하고 넘겨 준 미제 살인사건을 신임 사또가 신속하게 해결해 민심을 안정시킨 중요한 시기를 첫날밤으로 축소했다고 본다. 신임 사또의 능력은 바로 첫날밤에 해당하는, 곧 첫날밤과 같은 부임 직후에 판명된다.
아랑사건 같은 충격적인 사건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면 백성들은 원님이 죽은 원님 곧 무능하고 백성만 괴롭힐 원님이라고 불신하고 배척할 것이다. 그래서 원님의 자격을 상실한 정신적인 죽음을 육체적인 죽음으로 전설은 표현한다.
지네와 여우 때문에 첫날밤에 죽은 원님 이야기는 지네와 같이 극독한 불량배나 도둑을, 여우같이 간교한
토호(土豪)나 아전을 다스리지 못하고 놀아난 무능한 원님을 풍자한 내용이 된다. 이 전설에서 원님이 살아남으려면 용기와 지혜가 있어야 한다.
이들 전설은 곧 아랑이라는 귀신이야기 속에 사실은 위정자에 대한 백성의 소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 신라시대에
손순(孫順)이 어머니를 위해 사랑하는 자식을 파묻으려 했더니 돌종石鐘이 나와 아이를 못 파묻고, 이 돌종 치는 소리를 들은 왕이 표창했다는 손순매아전설 孫順埋兒傳說에서는 돌종이 왜 등장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돌종 때문에 아이를 살렸으니 자손 얻기가 되고,
돌종소리가 난다소문과 명성이 전국에 퍼진다왕이 들었다하사품을 내리고 동네 이름을 짓고 비석을 세웠다는 해석 과정을 들면 이것은 부(富)와 귀(貴)를 얻는 것이다. 곧, 효도하여 부···자손 얻기 등 한국인의 소원을 다 충족한 것이다.
이상의 박제상 아내, 첫날밤에 죽은 원님, 손순의 아이파묻기전설을 화소와 속성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통해 한국적인 전설 연구 방법론을 이해할 수 있다.

〔세계전설과 변이대조〕
 
국내의 자료를 비교해 보면 같은 전설형 안에도 여러 가지 변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앞의 손순이 아이를 파묻는 경우, 돌종 외에도 북
·밥그릇·솥과 황금이 나왔다는 변이가 있다.
중국에는 솥이 나왔다는
곽거(郭巨)이야기가 있다. 이 때 그 화소를 속성에 따라 분석해 보면, 북은 돌종과 마찬가지로 소리를 내므로 명성과 소문을 통한 부··자손 얻기를, 식기와 솥은 가난을 면하려는 풍부한 음식, 곧 부를, 황금은 직설적으로 부를 상징한다고 하겠다.
전설의 변이는 오랜 시간과 넓은 공간과 다양한 화자라는 시
··인의 변화 요인 때문에 생기는 것이므로, 조사자는 임의로 가감첨삭하지 않고 주의 깊게 원형 그대로 수집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조그마한 변이라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전설의 내용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는 것도 삼가야 하며, 전문가이든 비전문가이든 다른 사람의 해석을 경청해야 한다.
우리 나라의 지리산 근처에서 우연히 들은 이야기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모호한 부분을 해석해 줄 수도 있고, 구약성경
출애굽기모세가 홍해 건넌 이야기와 우리 나라 고구려 시조 동명왕이 강 건넌 이야기, 또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李成桂) 선조가 두만강을 건넌 용비어천가 19장의 이야기는 건국신화로서 서로 비슷하지만, 민족적인 차이가 크게 작용한 것도 아울러 알아야 한다.
그리스 신화의
미다스(Midas) 왕의 귀는 당나귀 귀였는데 우리 나라 삼국유사에 실린 경문왕의 귀도 당나귀 귀였고, 이것은 지금도 경상북도 경주지방의 전설로 전승되며, 일부는 민담으로 전해 오기도 한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하여 이발사가 죽지만, 우리 나라 전설 중에는 그런 큰 귀는 민심을 널리 듣는 제왕다운 훌륭한 귀라는 해석이 있어 도리어 기뻐하며 상을 주었다는 것도 있다.
이 전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언론의 자유, 정보의 확산, 제왕도 약점이 있다는 인간의 보편성을 같이 담고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당나귀 귀에 대해 긍정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은 크게 주목할 일이다.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읽기 교과서에 실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1990)는 이런 긍정적인 면을 담은 것이다.
이와 같이 국내외 자료를 비교할 때는 미세한 부분까지 대비하여 해석해야 한다. 우리 나라의
대홍수전설노아 홍수와 비슷하지만, 거의 모든 전설에서(남한의 경우 780곳 중 760곳) 새 한 마리 앉을 만큼만 산이 남고 온 천하가 물에 다 잠겼다.고 하고 있다.
이것은 대홍수가 지구상에, 좁게는 우리 나라에 있었다는 실제 증거도 되지만, 인문과학적으로 보면 홍수와 같은 전쟁과 질병과 흉년 등 큰 재난이 인간에게 닥쳐도 최후의 1
까지 버텨 그 고난을 극복하고 원상태로 복귀한다는 끈질긴 생명력과 희망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에도 몇 편이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25곳에 널리 분포된, 전라북도 임실군 오수면 오수(獒樹)지방의 의견설화계통(鎭火救主型 義犬說話)에서는 인간만이 갖는다는 지(智)
·덕(德)·체(體) 또는 지(知)·인(仁)·용(勇)을 동물인 개가 지니고 있어, 사람이 개만 못해서야 되겠는가 하는 교훈을 강렬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인의 윤리관이 강조된 것이다.

〔분 포〕

 전설은 민담이나 신화와 달리 공간적인 면이 크게 작용하므로 자연히 분포 문제가 생긴다. 전설의 분포는 전설 내용의 지표상(地表上)의 증거이다. 유일한 것을 분포라고 하지 않으므로 그 자체가 변이 양상(變異樣相)이 된다.
이러한 변이는 전승하는 중에 일어난 것이고, 그것이 현재 지표상에서 정착된 상태로 증시(證示)하는 것이 변이 양상이다. 따라서, 분포는 시간적인 전승과 공간적인 전파가 현재 시점에서 교차된 모습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리하여 분포는 공간적인 개념에서 나아가 시간적인 개념도 포함한다고 하겠다. 전설의 분포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이 분포도를 통하여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지역 비교인가, 전파 방향인가), 어떤 자료, 곧 전설을 택할 것인가, 그 자료는 어떻게 수집, 조사할 것이며, 그 신빙성은 어떠한가, 그 자료 중 어떠한 구조 단위를 기준으로 하여 분포도를 그릴 것인가, 범위는 어떻게 잡을 것인가를 결정한다.
다음에는 크고 작은 지도인 5만분의 1, 또는 50만분의 1, 100만분의 1, 기타 지도를 준비하여 변이를 표시할 기호를 정한 뒤, 전설 소재지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 표시해간다. 몇 번의 축소 작업을 거치면서 분포점을 따라 선을 그어가며 성격을 구명해간다. 물론 자료가 많아야 좋은 분포도를 그리며 그 전설의 성격을 밝힐 수 있다.
실제로 우리 나라 남한 지역 70곳에 널리 퍼져 있는
오뉘힘내기 전설을 분포와 변이에 따라 정리한 결과 전설 발생지에서 거리가 멀수록 그 원형(原型)에서 이탈하여 분포가 줄어든다는 전설 전파와 변이의 법칙, 전설주권설(傳說周圈說)을 유도하였다.

〔세계관과 전망〕

 역사는 정사류(正史類)와 야사류(野史類), 또는 구전하는 전설류로 전승되는데, 민간에서는 국가와 지역의 역사를 전설류에 크게 의존하면서 애국심과 애향심을 배양한다. 이 민간의 역사 수용과 해석은 반드시 정사와 일치하지 않으니, 예를 들면 최영 장군이나 임경업 장군은 성격을 달리해서 존재한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송림면 연평도의 임경업 장군 사당인
충민사(忠愍祠)전설은 정사에 기록되지 않은 연평도 조기를 발견한 어업신과 부락신으로 곧 서낭신 성격이 강조되어 있으며, 나라를 구한 영웅상은 약화되어 있다. 대체로 한국인은 과거 역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 전설이 풍부하게 전승되며 수용되어 왔다.
그러므로 전설의 주제와 내용은 바로 한국인의 사상과 감정을 대변하고 있는데, 부귀색(富貴色)을 추구하는 행복관, 충
···우애를 강조한 윤리관, 죽음 이후로 이승이 이어지는 생사관, 현실에서 좌절하면서도 여전히 꿈을 따라 사는 비극성과 희망의지, 국가와 마을과 씨족이 존속하는 생명력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다.
오늘날 물질문명과 산업사회에서 파괴와 건설의 빠른 교차, 핵가족제도, 이농과 도시집중화 현상, 서구화 등 외래 문명의 모방, 매스컴의 일방적인 정보 및 오락 전달 등으로 전설은 소멸되고 변질되어가고 있으므로 이러한 때 보다 더 정확하고 많은 자료의 채록
·수집이 요구된다 하겠다.
대한제국 말엽에 설화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기 시작하여, 일제하에서 전설은 민속학의 일부로서 연구자와 향토 애호가들에 의하여 신문
·잡지를 통해 산발적으로 자료가 수집되고 자료집도 나왔으나 깊은 해석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최남선(崔南善)·손진태(孫晋泰)·임석재(任晳宰)·최상수(崔常壽) 등이 업적을 남겼으며 광복 후 6·25를 거쳐 휴전 무렵까지는 국가적 혼란으로 인해 크게 발전하지 못했으나, 향토역사가와 역사학자, 국문학자에 의해 명맥이 이어지다가 4·19 이후 민족문화에 대해 주목하게 되면서 체계적으로 또는 산발적으로 전설 연구가 일어나게 되었다.
설화 전반의 연구가 구비문학이나 민속학 연구와 함께 활발하게 전개되어 각 대학에서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여러 곳에서 자료집을 간행했으며, 대학에 구비문학론
·민속학개론·설화문학론 등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로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한국구비문학대계 韓國口碑文學大系(자료집 : 19801988, 별책부록 : 1989·1992)를 간행하여 설화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앞으로 연구논문과 저서
·자료집이 계속 간행되어 기존 자료의 종합적인 분류와 성격 규명, 생생한 현지 경험을 살린 이론 제시, 외국 자료와의 대비 및 이론의 수용 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중국·러시아·일본·아메리카대륙에 거주하는 교포들이 지니고 있는 해외 전설 자료의 수집과 연구, 비교 검토가 요청된다.

참고문헌 韓國民族說話의 硏究(孫晋泰, 乙酉文化社, 1947), 韓國民間傳說集(崔常壽, 通文館, 1957), 韓國說話文學硏究(張德順, 서울대학교출판부, 1970), 口碑文學槪說(張德順·趙東一·徐大錫·曺喜雄, 一潮閣, 1971), 嶺南의 傳說(柳增善, 螢雪出版社, 1971), 人物傳說의 意味와 機能(趙東一, 영남대학교출판부, 1980),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朝鮮後期文獻說話의 硏究(曺喜雄, 螢雪出版社, 1980), 韓國口碑傳說의 硏究(崔來沃, 一潮閣, 1981), 民談學槪論(金烈圭·成耆說·李相日·李符永, 一潮閣, 1982), 韓國口碑傳承의 文學(金光淳, 螢雪出版社, 1983), 韓國口傳說話 전 12권(任晳宰, 평민사, 19871994), 팔선녀(림승환·한광일·서종석 정리, 옛날이야기집,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1987), 朝鮮朝文獻說話 輯要 Ⅰ·Ⅱ·Ⅲ(徐大錫 編著, 集文堂, 1991), 說話와 그 小說化過程에 對한 構造的分析(崔來沃, 國文學硏究 7, 서울대학교대학원, 1968.5.), 口碑傳說(任晳宰, 서울평론 2435, 서울신문사, 1974.4.1974.7.).(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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