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Cafe/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민담(民譚)

지식창고지기 2011. 1. 10. 09:26

 민간에 전승되는 민중들의 이야기. 그러나 현실적으로 민담이라는 용어는 훨씬 제한된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즉, 민간에 전승되는 민중들의 이야기의 뜻으로는 민담이라는 용어 대신에 설화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반면, 민담은 이 설화 갈래를 다시 세분했을 때의 하위 범주로 생각되어 온 것이다.
 그러므로 민담이라는 용어는 외연적으로는 매우 넓은 뜻을 가지고 있으나, 내포적으로는 다소 좁은 의미를 가진 것으로서 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용어이다.
설화의 하위 범주로서 민담을 정의하려면 필연적으로 설화의 다른 하위 범주들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신화나 전설에 비하여 구분될 수 있는 민담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화나 전설은 과거의 특정시대에 일어났던 일회적인 사건을 그리는 데 비하여, 민담은 과거 언제 어디서나 몇 번이고 일어날 수 있는 전형적인 사건을 그린다. 따라서 신화나 전설은 진실성이 문제되는 데 반하여 민담은 진실성이 문제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민담은 가장 시적인, 공상에 찬 허구이다.
둘째, 신화나 전설이 현존 증거물에 대하여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과 경험을 설명하려는 객관성을 띠는 데 반하여, 민담은 경험하는 자, 즉 작중인물의 잇따라 일어나는 다양한 운명을 주관적으로 서술한다. 그러므로 화자(話者)에 대하여는 양자가 주관적인 문학이거나 객관적인 문학이라는 차이가 있다.
셋째, 신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는 피안관념(彼岸觀念)을 불러 일으키기 위하여 존재하지만, 민담에서는 주인공을 돕거나 해를 가하기 위한 힘이 되고, 주인공을 예정한 목표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화나 전설은 늘 엄숙하지만, 민담은 엄숙함과 해학 사이를 오간다. 즉, 민담은 본질적으로 오락성을 띠므로 엄숙성과 신앙성에서 본다면, 신화나 전설은 사회적 맥락이 큰 데 반하여 민담은 사회적 맥락이 작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화
·전설·민담 사이에 이와 같은 확연한 차이가 늘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모티프(motif)로서 본다면 이 셋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내용에 의하여 설화를 신화·전설·민담으로 세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나, 민담이 전설이나 신화의 세계로 혼입되거나, 그와 정반대의 경우도 흔히 있다.

〔구전민담과 문헌민담〕

 민담이 입으로 전해지면 구전민담이라 하고, 구전되던 민담이 문자로 기록되면 문헌민담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구전민담이 구비문학에 속하는 것이라면, 문헌민담은 기록문학에 속한다. 구비문학의 여러 다른 장르가 그러한 것처럼 민담의 생명은 구전된다는 데 있다.
문헌민담의 경우 그것은 원래 구전민담의 기록이며, 일단 그것이 기록되어 버리면 생명력은 식는다고 볼 수 있다. 기록된 민담이 다시 민중 속에서 구전될 때에야 비로소 그 문헌설화는 생명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요컨대 민담의 현장성이란 이처럼 중요한 것이다. 문헌민담이 문자를 해득할 수 있는 일부의 유식계급 사이에서만 행해졌던 반면에, 구전민담은 문자의 사용이 시작된 뒤에도, 오랫동안 문자와는 관계가 없었던 대다수의 민중 사이에서 구전된 문학인 것이다.
민담연구를 위한 구전민담의 자료 및 채록은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이다. 어느 학문이건 자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는 없겠지만, 민담자료는 특히 현지조사에서 직접 얻은 원문 그대로의 것, 곧 현장성이 있는 자료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그렇다고 하여 문헌자료가 쓸데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구전민담의 경우, 그 이야기가 역사 속에서 확실히 전승되어 왔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는 반면, 민담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증거가 남아 있는 문헌기록을 통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문헌민담의 경우, 기록자 임의대로 고쳐서 기록하는 것이 심함을 자료 이용에 앞서 충분히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민담의 표현형식〕

 설화의 하위 범주 중에서도 특히 민담의 표현형식은 고정된 방법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민담의 표현형식을 논할 때, 지금까지 가장 많이 언급되어 온 것은 서두와 결말의 형식이다.
가령 민담의 서두는 늘
옛날 어떤 곳에 또는 옛날 옛날 오랜 옛날 따위로 시작된다. 또한 민담의 결말도 대개 고정된 형식을 유지하고 있는데, 가령 이게 끝이오. 등의 끝났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래 잘 살다 죽었지. 등의 행복한 결과를 나타내는 말, 혹은 이건 어렸을 때 조부님께 직접 들은 얘기지요.하면서 이야기의 출처를 밝히는 말, 모두 말짱 거짓말이지요. 하면서, 이야기 자체의 신빙성에 대한 부정적 태도, 바로 엊그제가 잔칫날(혹은 장삿날)이었는데, 내가 가서 잘 먹고 방금 오는 길일세. 하면서 해학적으로 이끄는 말 따위가 그것이다.
민담의 표현형식에 대한 폭넓은 고찰로는 덴마크의 올릭(Olrik,A.)의 논문
설화의 서사법칙(1909)이 있다. 올릭의 논문을 근거로 하여 민담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시작과 종말의 법칙민담은 갑자기 시작되어 갑자기 끝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령 민담은 주인공의 약혼 혹은 혼인에서 갑자기 끝나는 일은 거의 없고, 부차적인 인물의 운명을 약간 듣거나 적어도 주인공과 그의 아내가 행복하게 살다가 죽었다.는 것으로 끝난다.
반복의 법칙화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거듭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똑같은 인물이나 적어도 비슷한 성격의 인물이 거듭 등장하여 똑같은 행위나 어구를 반복하여 강조하기도 한다. 반복의 법칙과 관련하여 민담 진행의 형식 중 누적적 형식, 연쇄적 형식, 회귀적 형식 등이 있음을 지적할 수도 있다.
숫자 3(3중성)의 법칙위와 같은 반복의 방법은 흔히 숫자 3과 결합되어, 세 번 반복된다. 이때 사건의 강도는 점점 강해진다. 민담의 등장인물이나 행위·사건 등이 3과 관련되어 있음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이물과 고물의 법칙사람이나 사물의 차례 중 순서상으로 우선되는 것은 제일 앞의 것이지만, 서사적 전개에서 최종적으로 우선되는 것은 최후의 것이다. 주인공의 적대자나 원조자들이 3으로 되어 있는 것은 최초는 가장 어리고, 작고, 약한 것이 오고, 최후에는 가장 나이가 많고, 크며, 강한 자가 온다.
반면, 주인공 자신은 3형제 중 가장 젊고, 작고, 약하다. 예컨대,
3형제담에서 아버지에게서 가장 많은 유산을 받는 것은 장남이지만, 최후에 가장 행복하게 되는 것은 막내이다.
그러나 이 법칙은 오로지 서사시적인 것일 뿐 종교 사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삼위일체의 신의 체계에서는 제1의 신이 역시 가장 유력한 것이 보편적인 것이다.
한 장면에 둘의 법칙한 장면에는 두 인물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 이상의 인물이 등장하더라도 동시에 행동하고 있는 것은 두 사람 뿐이다. 여기서 인물이라 함은 독자적 성격과 행위가 독자적인 기능을 가진 모든 존재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민담에서 영웅이 괴물과 싸울 때, 괴물에게 납치되었던 인물은 침묵을 지키는 인물로 되었다가 괴물이 죽은 뒤에야 다시 행위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다.
대조의 법칙장면 통일의 법칙에 속하는 것으로 민담의 인물은 늘 노인과 젊은이, 대(大)와 소(小), 부자와 빈자, 거인과 인간, 선과 악, 현명함과 어리석음 따위가 대립되어 나타난다. 이 법칙은 교훈적 이원성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쌍둥이 법칙두 사람이 똑같은 역할을 할 경우, 그 두 사람은 작고 약한 존재이다(일원적). 이 때 두 사람은 쌍둥이인 경우가 많다. 두 사람이 힘을 얻게 되면 두 사람은 적대하는 관계가 된다.
단선화(單線化)줄거리는 늘 단순하며 직선적이다. 둘 혹은 그 이상의 줄거리가 복합되어 나타나면 이는 높은 차원의 문학작품이라는 증거이다.
형식화똑같은 종류의 상황은 될 수 있는 한 거의 똑같이 묘사되고, 변화를 생기게 하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비슷한 언어를 반복사용하는 것도 이런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민담을 처음만 듣고도 그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있는 것도 이 민담의 형식성 때문이다.
플롯의 일관성가령, 천냥짜리 예언담에서 주인공이 세 가지 예언을 받았다면 이야기의 줄거리는 끝까지 예언의 실현에 대해 이야기하고, 죽을 운명의 주인공에 대하여는 끝까지 그가 어떻게 그 운명을 벗어나는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참고문헌 韓國說話文學硏究(張德順, 서울大學校 出版部, 1970), 口碑文學槪說(韓國口碑文學會, 一潮閣, 1971), 우리民俗文學의 理解(金烈圭 外, 開文社, 1979).(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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