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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토크] 결혼 3년차 부부의 모텔 나들이

지식창고지기 2009. 7. 29. 11:17

[섹시토크] 결혼 3년차 부부의 모텔 나들이

JES | 2009.07.19 16:41 입력

 

한국에 있을 때의 일이다. 아이를 낳고 산후 우울증에 빠져있을 무렵이다. 망가진 몸매, 여자로서의 자신감 상실, 수면 부족 등 온갖 악조건을 갖춘 탓에 몇 달 동안 섹스다운 섹스를 해 보지 못 했다. 그런 부인을 배려해 남편이 모처럼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라면 얼마나 좋았겠냐 만은, 내가 자존심 딱 접고 신랑을 꼬시고 꼬셔 하룻밤 모텔 외박을 강행(!)했다.
 
추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몇 일 전부터 친정 부모님께 갈 곳이 있으니 애를 좀 봐 달라고 부탁을 해 놓은 터였다. 와인에 바이브레이터에 때수건까지…완전 군장을 하고 집 근처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모텔로 원정을 나섰다.
 
뻔질나게 드나들던 모텔이건만, 결혼 후 딱 끊기 시작해 3년이 넘도록 찾은 적이 없다. 그간 인테리어와 설비의 발전상은 실로 놀라웠다. 3년 전이었는데도 시설은 웬만한 호텔 못지 않았다. 불광동 X 모텔. 전 실 월풀 욕조와 와이드 벽걸이 TV가 있고, 신작 DVD 리스트에서 영화를 골라 DVD 방처럼 틀어달라고 할 수도 있었다. 홈시어터가 구비된데다가 방음 또한 완벽했다. 냉장고 음료수도 에로스 화이바 같은 짝퉁이 아니라 정품들로 구성돼있다.
 
들어가자마자 역시 TV부터 켜는 신랑. 짜증이 치밀었지만 모처럼의 오붓한 시간을 망칠 수는 없었기에 꾹 이빨을 깨물며 마인드 콘트롤을 한다. 잠시 누워, 같이 TV를 보다가 이대로 시간을 죽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얼른 욕실로 가서 물을 받았다.
 
우아하게 반신욕을 하면서 마실 생각으로 신랑에게 와인을 따 달라고 부탁했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거품이 가득한 욕조에 앉아 눈을 감고 있으면, 빨간 레드 와인이 담긴 잔 두 개를 들고 남편이 나타나 그윽한 미소와 함께 가벼운 키스를 해 주겠지? 욕조로 들어와 내 등뒤로 살포시 앉으면, 그의 넓은 가슴에 푹 기대어 와인의 취기와 함께 부드럽게 젖어 드는 애무를 즐기리….
 
그런 "프리티 우먼"의 한 장면 같은 상황을 나는 어쩌자고 기대한 것일까?
 
남편은 오프너를 빠뜨리고 왔다며, 열쇠와 칫솔을 사용해 와인 병의 코르크 마개를 안으로 쑤셔 넣어 버렸다. 한숨을 쉬며 욕실로 들어가보니… 젠장, 거품 목욕제가 없다. 그렇다면, 임신으로 늘어난 이 뱃살과 튼살들을 고스란히 보여야 한단 말인가? 숨죽여 욕조에 앉아있는 데, 남편이 모텔 소독기 안에 있는 종이컵에 와인을 담아서 가지고 들어온다. 한잔뿐이다. 욕조 옆은 물이 튀겠다며 화장실 비데 위에 얹어 놓고 얼른 나간다.
 
물을 틀어놓고 욕조에 앉아, 각본대로라면 곧 따라 들어와야 할 남편을 기다린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난다. 밖에선 돌비 서라운드 입체 음향의 야구 중계 소리가 웅장하게 울려 퍼지고 물은 점점 식어간다. 다시 한번 이빨을 꽉 깨문다. 내친 김에 때나 좀 밀자 하고 온 몸이 뻘개지도록 이태리 타월을 문지른다. 수건을 뒤집어 쓰고 욕실 문을 나서니 우리 신랑, 침대 위에 발랑 누워 열심히 TV 시청 중이시다. 돌이켜보면 참담 해지니 상황 묘사는 이쯤에서 그만 두기로 하자.
 
그날 모처럼 만에 신음소리를 마음껏 내가며 한 판 하기는 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나는 남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 같다. 또 한차례 마인드 콘트롤을 한다. "이 나마도 하고 사는 게 어딘가. 이나마도 하고 사는 게 어딘가…."

■ 이연희는?
대한여성 오선생찾기 운동본부 팍시러브넷(foxylove.net) 대장 이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