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계약 무효선언....
더욱 맛보기 힘들어진 금강산 별미
맛객 : 맛과 식문화에 대한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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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금강원에서 조선코스요리를 맛봤다. 위로부터 삼색나물, 꿩만두, 흑돼지고기, 감자농마국수
10여일 전 대북사업과 연관 있는 인사를 만나 술자리를 가졌다. 대화소재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는 금강산의 봄이었다.
“금강산관광 어떻게 될까요?”
“이제 우리가 금강산관광을 재개한다고 해서 되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남과 북은 짧은 기간 동안에 너무 뒷걸음만 했다. 작년 7월, 정부의 금강산관광중단 선언을 금강산에서 들었었다. 돌아오면서 누군가가 했던 이야기가 잊히지 않는다.
“관광중단이 한달 이상가면 어려워질텐데....”
그의 기우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제 대다수 국민들은 이 정부 임기 내에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리라고 믿지 않는다. 기대도 없다. 다만 더 이상 나빠지지만 말기를 바랄뿐이다. 하지만 이런 바람도 바람이 되고 말았다. 어제(15일), 북측이 개성공단 계약 무효화를 선언했다.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일방적인 계약파기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명박정부의 대북관계 무능력이 빚은 비극이라 할 수 있다. 집권 1년 반만에 남북관계를 10년 전으로 후퇴시켰으니, 그들의 말마따나 잃어버린 10년을 확실히 되찾은 셈이다. 장하다 이명박정부!
금강산의 별미 다시 맛볼 수 있을까?
금강산광광도 현실에서 다시 이상이 되었다. 현재 상태로라면 언제 열리게 될지 기약할 수 없게 된 금강산관광길. 그래서인지 그것에서 맛본 별미가 더욱 애절하게 생각나는 요즘이다. 고성항횟집에서 대동강맥주를 곁들인 광어회, 비로봉위에 뜬 달을 바라보면서 더덕구이를 안주삼아 마셨던 평양소주 한잔,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구룡연계곡의 맑은물과 기기묘묘한 풍광에 마음을 빼앗기고 나서 먹는 목란관의 랭면, 반주로 곁들인 막걸리 등등... 참으로 각별했던 별미의 행진이었다.
△ 금강산호텔 인근에 있는 석식전문식당 금강원에서는 조선코스요리와 단고기를 맛볼 수 있다
지난 7월의 일이다. 금강산관광 이틀째를 맞았다. 10달러짜리 식권이 있었지만 남측식당 이용권이었다. 내가 원하는 건 북측식당에서 맛보는 이북요리였다. 할 수 있는가, 10달러를 희생시키고 25달러짜리 금강원 식권을 마련했다.
금강원은 금강산호텔 아래에 금강송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북측 최고급 석식전문식당이라는데...
우리 일행 중 저녁식사를 할 장소로 금강원을 택한 사람은 나 혼자였다. 때문에 다른 단체관광객들과 달리 독상을 받았다.
금강원의 주 메뉴는 조선코스요리와 단고기이다. 내가 받은 상은 조선코스요리이다. 조선코스요리라고 해서 사실 대단한 건 아니다. 흑돼지구이와 산채나물, 섭죽(자연산 홍합죽),꿩만두, 가자미튀기, 랭면으로 이어지는 게 전부이다. 요리의 화려함만을 좇는다면 소박 할 수도 있겠지만, 식재를 들여다보는 나의 안목에는 넘치는 기쁨이었다.
△ 대동강맥주와 온정리 밭에서 재배한 배추
먼저 풍미 그윽한 대동강맥주로 땀 한방울을 훔쳤다. 자연산 홍합으로 끓인 섭죽으로 입가심도 하였다. 이제 본격적인 시식으로 들들어갈 차례.
△ 흑돼지고기
△ 고기 선도가 좋다는 게 시각적으로 느껴진다
△ 털은 물론이고 껍데기까지 흑색이다
△ 불판위에 올리자 수축작용을 일으킨다
코스요리의 메인이랄 수 있는 흑돼지구이는 경탄 그 자체였다. 털만 까만 게 아니라 껍데기까지 흑색을 띄었다. 불판위에 놓으면 오징어가 불 위에서 춤추듯 오므라들었다. 육질의 쫄깃함과 비계의 고소함은 탁월했다.
상추나 깻잎에 고기쌈을 하는 우리와 달리 이곳에선 배추쌈을 한다. 인근 온정리 밭에서 재배한 배추는 달면서 고소한 풍미가 으뜸이었다. 아주 어렸을 때 맛봤던 재래종 배추의 맛 그대로였다.
△ 가자미튀기
△ 이북식 배추김치, 오징어가 들어간 게 특이하다
△ 꿩만두
△ 삼색나물
가자미튀기, 오징어를 넣고 담근 이북식 배추김치, 꿩만두, 산채나물은 한결같이 담백했다. 양념을 절재하여 소재의 특성을 살린 요리법은, 무절재한 남측의 요리가 무엇을 반성하여야하는지를 보여주는 듯하였다. 마지막코스는 냉면이다. 금강산의 3대 냉면이라면 목란관, 옥류관, 그리고 금강원이다. 똑같이 물냉면이지만 국수오리(면발)나 육수를 내는 재료에 차이가 있다. 먼저 구룡연코스 초입에 있는 목란관은 메밀과 감자녹말을 반반씩 섞어 만든다. 이는 정통금강산 랭면으로 육수는 닭과 돼지고기만으로 낸다. 이에 반해 옥류관랭면은 한결 다채로운 재료가 쓰인다. 꿩, 소, 닭, 돼지고기로 낸 육수는 깊고 풍부함이 트레이드마크. 국수오리는 메밀이 80%이다.
△ 금강원의 랭면, 일명 '감자농마국수'라 불리운다
△ 신선한 국수오리에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 천연의 맛이란 이런 것일까
△ 감자농마국수
자, 그렇다면 금강원랭면은 어떨까? 일명 ‘감자농마(녹말)국수’라 불리는 데에서 보듯, 100% 감자녹말국수이다. 녹말국수라고 해서 질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메밀국수 못지않게 끊는데 무리가 없다. 맛 또한 신선하며 깨끗한 편이다. 육수도 꿩고기만을 사용해 맛이 시원하고 깔끔하다. 양념간장이 육수에 포함되어 있는 것 또한 특색이다. 농마국수는 북에서도 인기인데,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희생시켰던 10달러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특별한 별미체험이었다. 멀지 않은 시기에 다시 경험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금강원 주변 풍경도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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