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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체의 문학사적 의의/임춘의 <국순전>, <공방전>

지식창고지기 2009. 8. 4. 21:14

가전체의 문학사적 의의


  가전체는 사물을 의인화하여 일대기로 꾸민 것이다. 따라서 작품 속의 주인공은 어떤 사물을 의인화한 것이며, 그 주인공의 행동이나 처지는 그 사물과 관련된 고사나 역사적 사실을 차용하여 그려진다.
  우리 문학사에서 이러한 가전체라는 양식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고려 말 신흥사대부들에 의해서였다. 사물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중요시했던 이들의 의식이 가전체라는 양식을 창출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양식은 아직 상당한 정도의 교술성을 지니고 있지만 점차
허구적인 서사 문학으로 나가는 하나의 과정에 있었다는 점이 인정된다.
이러한 문학사적 의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임춘을 비롯한 이규보, 이곡, 이첨 등이 창작한 가전체 작품들을 두루 읽어볼 필요가 있다.

 

 

임춘의 <국순전>, <공방전>


 

'진보문학, 잡문' 상반된 평가

문인 임춘은 1197년에 <국순전>, <공방전> 두 작품을 발표,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 임춘의 작품은 이규보가 성취한 문학적 성과와 걸맞은 걸작이라는 평가와 잡문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글 말미에 "사신 왈 운운..." 하는 것은 사서의 열전과 흡사해서 '전은 전이되
전을 흉내낸 것(假傳-가전)'이라고 전해진다. 그래서 어떤 문인은 '가전체'라고 명명하기도 했는데 가전체 문학의 특징은 술이나 돈 등 사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물을 의인화하여 다루면서 사물과 사람이 별개일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 즉, 사물 자체의 속성과 잡다한 고사를 동원하여 잘못된 세상을 비판하고 있다.
<국순전>의 경우 술을 등장시켜 국순이라는 사람이 도량이 큰 사람이었으나, 요행히 얻은 벼슬로 왕을 혼미하게 하고 돈을 걷는 데 몰두하다 결국 죽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공방전>은 엽전을 비유하고 있다. 둥글지만 모난 사람의 비행을 지적하고 있으며, 결국에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여 자손마저 욕을 먹고 죄를 지어 처형된다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 역사신문 제2권 14호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