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분성산 해은사의 대왕각 안에 모셔진 '검은 돌'(오른쪽 아래). | |
김해시 분성산 해은사 대왕각에 는'검은 돌'이 모셔져 있다. 오늘은 이 검은 돌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보자. 고대부터 인류는 돌에 특정한 관념을 부여했다. 돌에서 신이나 인간이 태어나기도 하고, 돌에 신이 거주한다고도 생각했다. 몽골인들은 돌과 암석에 조상의 영혼이 살아있다고 믿었다. 동부여 금와(金蛙)왕은 호수가의 큰 돌에서 금빛 개구리 모양의 어린애로 출생했다. 또한 중국 하나라 우임금의 아들 계(啓)도 돌에서 태어났다. 우임금이 곰으로 변한 모습을 본 부인이 부끄러워 숭고산에 이르러 돌로 변했는데, 그 돌의 북쪽이 깨지면서 계가 태어났다고 한다. 여기서 돌은 생명 탄생의 모태로서 기능하고 있다. 우리민속에 돌이 생명을 가져다준다는 생각이 가장 잘 반영된 것이 기자석(祈子石·아들 낳기를 빌던 바위) 신앙이다.
이러한 신화는 페르시아 미트라신앙에도 나타난다. 구세주 미트라는 손에 칼을 들고 바위로부터 태어났다. 또한 셈족도 바위를 여성의 상징으로 생각했다. 그들의 바위신앙 풍습이 성경에 보인다. 예레미아 2장 27절에는 "왕이나 고관들이나, 사제들이나, 예언자들이나 모두 창피를 당하리라. 너희는 나무를 보고 아비라, 돌을 보고 어미라 하며, 나를 외면하고 등을 돌렸다가도 재앙만 만나면 나더러 살려달라고 한다. 네가 만든 신들은 모두 어디를 갔느냐"라고 힐난하는 구절이 있다.
자식 낳기를 기원하는 대상인 '삼신'으로 돌 세 개를 모셔놓은 부산 초읍동 당산의 모습. | |
그렇다면 해은사 대왕각에 모셔진 검은 돌은 어떤 상징을 가지고 어떤 연유로 모셔지게 되었을까. 이 돌은 허황후가 아유타국에서 올 때 가지고 온 돌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검은 돌은 어쩌면 부여계로 추정되는 가야 지도층 문화와 관련된 것이 아닌가 한다. '삼국지' 한전에 보면 구야국의 지도자를 '부례구야진지렴(不例狗邪秦支廉)'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부례구야'는 앞에서 언급한 검은 돌로 상징되는 키벨레 여신의 나라 프리기아의 음을 표기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대왕각의 검은 돌도 모든 생명 있는 것을 낳는 태모신의 상징일 수 있다.
부산진구 초읍동 당산에도 돌을 삼신(태모신)으로 모신다. 돌을 태모신으로 생각한 흔적이다. 초읍동 삼신은 천지개벽 때 선학을 타고 하강하였다고 한다.
'천년왕국 수시아나에서 온 환웅'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