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아랫 부분에 마름모꼴이 선명하게 새겨진 내몽고 음산지역의 암각화. | |
북방 지역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누구일까? '후한서' 동이열전에 "진한의 늙은이들이 직접 말하기를 '진나라 사람들이 고역을 피하여 한국으로 망명하자 마한이 그들의 동쪽 땅을 분할하여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들 망명인들은 진시황이 만리장성 축성에 백성들을 동원하자 그 노역을 피해서 이주한 북방인들일 것이다. 최근 들어 경상도 지역에만 나타나는 암각화가 내몽고 음산 지역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경주 석장리 암각화의 일부 그림이 내몽고 음산 지역의 그것과 유사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혁거세 탄생신화가 음산지역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자. "양산 아래 나정 곁에 전광과 같은 이상한 기운이 땅에 드리웠는데 백마가 그곳에 꿇어앉아 절하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 가보니 붉은 알이 하나 있었다(삼국유사)." 여기에서 하늘에서 땅으로 뻗은 '이상한 기운'은 남성 내지 남성적인 것의 상징이며, 이상한 기운이 땅으로 뻗은 형상은 그대로 천지교합의 신혼(神婚)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때 나정은 대지의 자궁을 상징한다.
(사진2) 바린줘치의 닭 모양의 아얼산 바위. | |
그런데 내몽고 암각화에는 알이 없다. 그렇다면 알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것은 박혁거세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사소부인 이야기에서 추론할 수 있다. 사소부인은 '중국 제실의 여자로 지아비 없이 임신하였는데, 사람들이 의심하는 바 되어서, 진한에 이르러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사소부인 이야기에는 '소리개'가 신의 뜻을 전달하는 동물로 나온다. 이는 그녀가 북방에서 내려왔음을 의미한다. 또한 제실의 여자가 아비 없이 임신하였다는 이야기는 고리국(부여의 시조 동명의 어머니가 머물던 나라)의 동명이 그러했던 것과 유사하다.
고리국 시비가 임신한 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계란 같은 기운 때문이었다. 즉 태양 새인 닭으로 상상한 태양의 기운을 받아 임신했던 것이다. 그 태양 새인 닭이 고리국으로 추정되는 내몽고 바린줘치(巴林左旗) 분지의 아얼산의 바위에 새겨져 있다(사진2). '삼국유사'에 "처음 왕이 계정(鷄井)에서 출생했다"는 기록이 있다. 즉 혁거세가 탄생한 나정을 계정이라고도 불렀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사소부인이 부여계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천년왕국 수시아나에서 온 환웅'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