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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칼레도니아의 장 마리 치바우 문화센터의 외관 | |
세계 10대 무역국의 GNP대비 해양문화산업 비중은 35%이상이다. 우리나라는 8%를 밑도는 상황이다. 부산이 나아갈 미래 비전을 해양문화산업 쪽에서 찾는 것에는 필연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8세기 후반 시작된 산업혁명을 3단계로 구분하고 그 마지막에 해양기술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육지의 과도한 개발로 포화상태인 지구 미래는 우주와 해양 자원을 활용하는 또 다른 방향의 발전일 것이며, 해양도시 정책도 과거의 보수적이고 아날로그적인 방식과 달리 시대 변천을 반영하는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디지털 미래' 해양도시 정책이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산은 바다라는 자원을 가진 해양도시이다. 3차 산업 의존도가 높아진 현재, 부산은 바다를 관광·서비스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미래 경제성장의 비전에서 해양디자인은 또 하나의 중요한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 디자인계획 세워 각 지역 벨트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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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욱 한국해양디자인협회장·부경대 디자인학부 교수 | |
부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살려야 한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부산만의 지역 정체성을 가진 세계적인 랜드마크 구축이 절실하다. 그리고 각 지역 랜드마크와 연계되는 디자인 계획을 세워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디자인 벨트화 계획'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여기서 해양디자인은 자연과 전통문화, 관광 등 여러 분야와 이에 연계되는 스토리 위에 서로를 융합할 수 있는 위치에서 경제성을 높이고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코디네이터가 돼야 할 것이다.
■ 해양디자인과 디지털 문화의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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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리 치바우 문화센터 내부 모습 | |
디지털 시대 최고의 무기는 모든 영역과의 융합(convergence)이다. 해양디자인과 디지털의 기능을 하나로 융합하면 부산만의 새로운 해양문화를 창출할 수 있다. 독특한 정체성을 살려주는 현대적인 느낌의 아날로그 문화와 첨단기술의 디지털 기능이 융합된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해양도시 창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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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게리가 디자인한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 |
■ 부산을 한국 대표 해양브랜드로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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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도시 요코하마 전경 | |
빌바오가 성공적인 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 있었을까. 다른 유명 미술관들과 달리 1990년대 지어진 실험적인 현대건축물인 구겐하임미술관과 도시 중심에 인접한 아반도이바라 지역의 네리비온강 수변 공간을 활용해 미술관, 컨벤션홀, 음악당을 종합적으로 연결한 마스터플랜이 그 비결이었다. 디자인으로 이슈가 된 구겐하임미술관으로 유동인구를 끌어들이고 아름다운 자연과 꾸준한 문화콘텐츠도 개발했는데 빌바오는 이를 위해 주정부 예산 1600억 원을 투입했으나 7년간 약 720만 명이 방문하면서 투자비를 모두 회수하고 매년 약 2100억 원의 경제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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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본 요코하마항 여객터미널. | |
다음으로 호주 시드니를 보자. 시드니는 세계의 3대 미항이다. 시드니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오페라하우스를 떠올린다. 세계적인 음악가를 배출하지 않았음에도 시드니 오페라극장이 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지리적인 조건에 따른 특수한 생태와 대 자연녹지에서 오는 안락함, 유흥업을 비롯한 해양레저문화가 조화를 이룬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페라하우스는 단지 극장이 아닌 도시의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심의 랜드마크이자 해양도시의 정체성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일본 요코하마는 대표적 통합도시이다. 50년 동안 장기적인 통합적 디자인마스터플랜으로 일본의 최대 해항(사진 4·5)이자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는 해양도시로 발전했다. 도심부에서 가까운 매립지에 건설된 미나토미라이21(MM21)지구의 흰색이 기조가 된 건축물의 스카이라인은 현대적 도시경관을 만들며 기존 역사적 건조물은 새로운 건축물 벽면으로 이어지는 게이트와 같은 형상으로 디자인하여 붉은 벽돌창고로 시선이 흘러가도록 하는 경관적 배려를 통해 지구 전체의 경관구조를 소중히 여기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요코하마의 긴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도시계획에 도입, 서로 연계·발전시켜 자연과 무역, 관광이 조화를 이룬 통합적 해양 계획도시디자인의 좋은 선진사례가 되고 있다.
건축물이나 조형물이 무조건 획기적이고 멋있다 해서 도시 정체성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것만 갖고 세계적 해양도시가 될 수도 없다. 위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디자인기획이 매우 중요하며 지역성을 살린 랜드마크 디자인과 문화 컨텐츠의 결합이 도시 경제에 큰 부흥을 일으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연계성 있는 문화콘텐츠의 디자인 벨트화로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부산을 풍성한 도시로 만드는 중심축을 갖출 수 있다. 또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 모든 분야를 네트워크할 수 있는 디지털화된 해양디자인 마스터플랜은 부산을 지속가능하고 정체성 띤 국제 도시로 나아가는데 강한 힘을 실어줄 것이다.
국립한국해양대학교·국제신문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