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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민일보] [HIgh Dream 하이원리조트] 4. 카지노 도시, 라스베이거스

지식창고지기 2009. 8. 23. 10:20

[HIgh Dream 하이원리조트] 4. 카지노 도시, 라스베이거스의 몸부림
카지노 기반 위에 컨벤션산업으로 제2 도약
2009년 07월 20일 (월) 방기준
도박 타운(Gambling Town)에 죄악의 도시(Sin City)로 불리는 라스베이거스.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출발해 도박과 환락의 도시로, 종합 엔터테인먼트의 가족 관광도시로 끊임없이 변모하는 라스베이거스는 현재 ‘컨벤션 산업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컨벤션 도시라는 영예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그림자도 보인다. 같은 길을 걷는 하이원 리조트의 미래는 어떨까.


   
▲ 한동안 세계 최고의 카지노 도시로 명성을 누려오던 라스베이거스도 컨벤션 도시로 변신하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위 사진 왼쪽부터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지구 시가지 전경과 스윈호텔 그리고 최근 우후죽순으로 성업중인 로스엔젤레스의 한 사설 카지노장.

전시·엑스포 등 비도박 분야 매출 카지노 수입 앞 질러

세계 금융불황 여파 초대형 카지노호텔도 운영난 심각

탄생 배경 같은 강원랜드 폐특법 이후 타산지석 삼아야



▨ 라스베이거스 현주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라스베이거스’하면 대부분 카지노를 떠올렸다.이후 그랜드 캐니언과 후버댐·레이크 미드 등 유명 자연 경관을 둘러볼 수 있는 가족단위 관광 휴양지로 부상했다. 라스베이거스의 운명은 1989년 또다시 바뀐다. 카지노 원조인 스티브 윈(Steve Wynn)이 6억3000만 달러를 투자, 라스베이거스 최초의 초대형 리조트호텔인 미라지 호텔을 설립해 대성공을 거두자 저마다 독특한 테마로 꾸며진 메가급 리조트호텔과 초대형 쇼핑센터를 건립했다. LPGA·PGA투어 같은 세계 유명골프대회 등도 라스베이거스를 레저타운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이는 상대적으로 카지노 수입 비중을 절반 아래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1998년부터 비도박 분야의 수입이 도박 수입을 점차 앞지르기 시작한 셈이다. 카지노 산업 규모에서 마카오에 1위 자리를 내준 라스베이거스는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주 등 미국 48개주가 잇따라 도박산업을 합법화하자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해야 했다.

카지노업계는 1990년대 중반부터 컨벤션을 주력사업으로 선정했다. 주중과 비수기에 넘쳐나는 테마형 호텔 객실의 활용 방안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시도는 적중했다. 2000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컨벤션 건설 및 유치에 힘입어 관광 부문에도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된다.

라스베이거스 중심가 스트립(Strip)에 밀집한 대형 호텔들은 거대한 황금알인 컨벤션센터 면적 확충에 사활을 걸고 경쟁에 돌입했다. 2003년 만달레이베이호텔은 2억3500만 달러를 투자해 호텔 내에 초대형 연회장을 갖춘 미국 내 5번째 규모의 60만㎡ 컨벤션센터를 증축했다. 베네시안호텔도 같은해 2억7500만 달러를 들여 신축한 베네치아호텔 바로 옆 샌즈 엑스포의 대대적인 증축 공사를 실시했으며 화려한 분수 쇼로 유명한 벨라지오호텔 역시 호텔 내 컨벤션센터를 증축했다. 당시 5000개의 객실을 갖춘 세계 최대의 호텔 엠지엠(MGM)그랜드는 최고급 시설의 3층 규모 컨벤션센터를 설치했다.

이 때문에 연간 방문객이 4000만명에 육박하는 거대 관광도시답게 연중 무휴 10만명 이상의 초대형 박람회인 CES(가전), NAB(방송장비), AAPEX(자동차), SEMA(특수장비)등을 포함해 크고 작은 컨벤션이 끊이지 않고 열렸다. 컨벤션 산업 활기로 호텔 평균 가동률은 주중 90%,주말엔 95%에 달했다. 평소 100~200달러에 불과했던 객실도 컨벤션이 몰릴 때는 500달러 이상 비싸게 팔렸다.

일례로 2006년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모두 2만3000여건의 다양한 전시·컨벤션 행사가 열려 76억달러(당시 한화 약 6조9616억원)를 거둬들였다. 전체 매출액도 도박 관련 수입과 비 도박 관련 수입 비중이 이전 6대4에서 4대6으로 역전됐다. 같은 해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트레이드쇼(Tradeshow)가 선정한 200개 컨벤션 가운데 44개를 유치해 컨벤션의 전통적인 중심지 시카고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의 컨벤션 개최지라는 명성을 확보하는 데는 평균 94~95%에 달하는 승률을 자랑하는 카지노의 역할이 컸다. 여기에 미국 내 상위 20개 호텔 중 17개의 최상급 특색있는 호텔과 새로운 볼거리·먹을거리·쇼핑 등 컨벤션 이외의 다양한 옵션 장점이 비즈니스와 접목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시·컨벤션산업의 핵심요소인 인적 자원과 관련 협회, 설비, 서비스 제공업체, 네바다 주정부의 적극적인 마케팅 등도 큰 힘을 발휘했다.


   
▲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그대로 재현한 베니시안 호텔 내부.

▨ 카지노 업계의 그림자

세계 전시·컨벤션 산업의 메카로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브랜드 입지를 강화시킨 라스베이거스는 CES와 같은 큰 규모의 컨벤션 수를 올해까지 50~60개로 늘리고 호텔 객실도 2011년까지 17만개로 늘리는 대공사에 들어갔으며, 오는 2017년까지 전시장 규모를 120만7750㎡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미국 최대의 전시 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는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7억3700만달러를 들여 29만여㎡의 면적을 49만여㎡로 늘리는 확장 공사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순탄치 않다.

컨벤션산업의 경우 지난해 2만2454건에 589만여명이 다녀갔으나 이는 2007년 2만3847건 620만여명과 비교해 큰 폭으로 위축됐다. 라스베이거스 중심 거리이자 세계 최고급 카지노호텔 30여개가 밀집해 있는 더 스트립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카지노 수입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나 뚝 떨어졌다.

2004년부터 92∼94%대를 유지했던 호텔 객실 점유율도 지난해에는 89.8%로 내려갔다. 수차례의 대공황 와중에도 고도성장을 구가했던 라스베이거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부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극심한 불황에서 쉽게 탈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객실수만 2885개에 달하고 매일 밤 호텔 앞 인공호수에서의 해적 쇼로 명성을 얻었던 초대형 리조트호텔 트레저아일랜드는 실적 부진을 이겨내지 못해 급매물로 나왔다.

10여개 카지노호텔을 운영하며 터줏대감 노릇을 해 오던 트로피카나 엔터테인먼트가 파산하고 미국 최대 카지노업체인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마카오와 싱가포르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조달한 자금 관련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MGM-미라지 역시 수익 급감에다 주가마저 폭락, 2006년 약 7조원을 투자해 객실 4000개의 카지노호텔과 52만여㎡의 컨벤션센터·1650실의 럭셔리 콘도미니엄·14만여㎡의 카지노·쇼핑센터 등이 결합된 초대형 시티센터(CityCenter)프로젝트를 추진해 올해 안으로 완공 예정이었으나 80% 공정 상태에서 공사가 멈췄다.

특히 제2의 라스베이거스를 꿈꾸며 2004년부터 마카오에 경쟁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것도 경영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마카오에 진출한 베네시안과 윈·엠지엠그랜드 등의 대표 카지노업계는 중국 정부의 마카오 비자발급 제한 규제와 회복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 마카오의 올해 1월 카지노 수입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카지노의 사회적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싱가포르도 2개의 대형 카지노를 허가했다. 내년초 쯤 개장 예정인 센토사섬 카지노에는 34억달러가 투자돼 워터파크 박물관과 세계 최대의 아쿠아리움·쇼핑센터·6개 호텔·컨벤션센터가 들어선다. 마리나베이 카지노 역시 36억달러가 투자돼 3개 호텔과 컨벤션센터·스카이 파크·박물관 등을 갖추고 아시아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일본에서도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카지노 설립 허가 근거법이 만들어지는 2012년쯤 최초의 카지노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독립 카지노가 아닌 종합 리조트형에다 초기에는 2∼3개, 설립 및 운영은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는 사기업에 일임 등의 원칙을 세워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아시아 각국들의 꾸준한 카지노 산업 육성 움직임은 카지노 산업을 통해 국부 유출을 방지하고 막대한 세금 수입을 손쉽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 라스베이거스 엠지엠-미라지그룹의 시티센터. 경기 불황으로 장기간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 하이원리조트의 전망

1931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도시에 카지노가 본격 도입된 것은 당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경제 대책 및 광부들의 여가 활동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부터 카지노산업은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함께 카지노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이 심화되며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다.

그 위기감은 비슷한 태생 배경을 지닌 하이원리조트에도 엄습해 오고 있다. 내국인 카지노의 독점적 지위를 규정한 폐특법이 오는 2015년 종료되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 각 국에 카지노가 들어서는 등 대외적인 환경도 녹록지 않다. 하이원의 자생력과 경쟁력 확보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정치 논리에 따라 카지노산업에 대한 개별소비세 부과나 전자카드제 도입 움직임, 각 자치단체의 카지노 설립 요구 등 내부의 적도 극복 대상이다.

따라서 도박법(Gaming Act)에 근거해 카지노의 도박 면허 발급에서 회계 감사, 고객과의 분쟁 처리에 이르기까지 카지노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라스베이거스의 게임감독위원회(Gaming Control Board)처럼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기구가 필요하다.

물론 하이원도 레저와 컨벤션·IT·문화 예술 등 테마형 종합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의 변신과 이를 위한 전문 인력 확보, 경쟁력 있는 서비스,특별한 마케팅 등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라스베이거스 팔라조호텔 매니저는 “배팅 금액 제한 조치 등은 돈을 더 벌지 않겠다는 의미이며, 일본에 카지노가 허용되고 한국에 추가 내국인 카지노가 허가될 경우 강원랜드의 미래는 뻔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하이원리조트의 미래를 이보다 더 간결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라스베이거스/방기준 kjbang@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