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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민일보] [High Dream 하이원 리조트] 3. 카지노와 폐광지역의 운명

지식창고지기 2009. 8. 23. 10:23

[High Dream 하이원 리조트] 3. 카지노와 폐광지역의 운명
카지노 없으면 폐광지역 미래도 없다
2009년 07월 13일 (월) 진교원
하이원리조트는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라는 지렛대를 발판으로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카지노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터져 나온다. 하이원리조트의 태생적인 숙명인 셈이다. ‘카지노의 굴레를 벗고, 폐광지역 발전 및 경제회생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요구. 그러나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내국인 카지노’없이 하이원리조트와 폐광지역의 성장이 과연 가능할까? 폐광지역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은 ‘카지노가 없으면, 하이원도 폐광지역도 없다’는 ‘3무론’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도 카지노에 대한 압박과 규제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카지노 출입일 수 제한 및 전자카드제 도입 움직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폐광지역 경제 회생과 사회공헌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내국인 카지노 존속이 필수”라고 주장한다. 카지노와 연계한 폐광지역과 하이원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도박중독 예방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자카드제 도입이나 개별소비세 신설은 카지노 매출감소로 이어져 강원랜드 1, 2단계사업을 비롯한 각종 지역개발사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사진은 폐광지역 주민들이 전자카드제 도입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는 모습. 본사 DB

전체 매출 90% 내국인 카지노서 발생

하이원·폐광지역 회생 핵심재원 활용

카지노 독점지위 상실 이후 대비해야




# 카지노=폐광지역 성장의 중심축

내국인 카지노의 독점적 지위를 규정한 폐특법은 2015년 종료된다. 하이원은 이 기간내에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하이원이 계획하고 있는 모든 사업도 2015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현재도 하이원의 중심사업은 ‘내국인 카지노’이다. 매출의 90% 이상이 여기서 발생한다. 내국인 카지노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폐광지역 발전과 하이원 투자사업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카지노가 없으면 ‘하이원과 폐광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카지노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하이원과 정선·태백·삼척·영월 등 강원남부 폐광지역에 집중 투입됐다. 폐광지역 4개 시·군은 지난 2000년부터 폐광지역개발기금(이하 폐광기금)을 받아 왔다. 폐광기금은 2000년 58억원에서 2001년 317억5000만원, 2002년 314억9000만원, 2003년 329억원, 2004년 391억원, 2005년 450억8000만원, 2006년 718억7400만원, 2007년 906억원, 2008년 993억5000만원 등 총 4479억6000만원에 달한다. 이 폐광기금은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폐광지역 시·군 개발사업의 중추 재원으로 쓰였다.

지역 대체산업 육성 등 고유 목적 외에 정주여건 개선과 사회기반시설 조성 등에도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 폐광지역 주민들이 2010년 끝나는 정부의 탄광지역개발사업비의 지원을 오는 2015년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폐광지역 개발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는 카지노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는데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도박중독 예방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자카드제 도입이나 개별소비세 신설은 카지노 매출감소로 이어지면서 강원랜드 1, 2단계사업을 비롯한 각종 지역개발사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하이원은 전자카드제가 도입될 경우 매출액이 2008년(1조1493억원) 대비 61% 감소한 42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기 순이익은 말할 것도 없고, 사업 재원조달에 문제가 발생한다. 하이원의 미래사업은 고사하고, 폐광지역 시·군 개발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폐광기금 등의 재원마련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지역 주민고용과 지역경기 및 관광산업 등 전 분야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받게 돼 ‘폐광지역 경제회생이라는 꿈’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오는 2012년부터 적용되는 개별소비세로 인해 하이원은 지난해 매출 1조1483억원 기준으로 370억원을 더 세금으로 내야 한다. 가뜩이나 카지노 출입일 수 축소 등으로 인한 지역 경기침체로 지역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카지노에 대한 또 다른 족쇄는 폐특법의 목적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카지노가 들어서면서 불거진 도박중독자 양산 등 다양한 병폐에도 불구하고 ‘내국인 카지노’가 존속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이다.


   
▲ 내국인 카지노에 대한 사회적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하이원은 카지노 이후를 대비해 다각적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컨벤션 센터 투시도

# 폐특법 종료, 그리고 폐광지역

태백·삼척·영월·정선 등 강원남부 4개 시·군의 지역 경기는 ‘카지노’ 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카지노가 잘되면 장사가 잘 되고, 카지노가 안되면 장사도 안된다. 이는 폐광지역의 독특한 ‘경제 패턴’으로 자리잡았다. 폐광지역과 카지노가 불가분의 관계로 묶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위협받고 있다.

어느 순간에는 완전히 붕괴된다. 붕괴 시점은 폐특법이 종료되는 2015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를 대비, 폐광지역과 하이원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에는 주민들의 힘도 곁들여야 한다. 세계 다른 나라 폐광도시의 경우 지역주민과 대체산업 사업체의 상생노력에 힘입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하이원과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카지노 이후의 대체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이원과 지역이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면, 리스크부담이 너무 커 사업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막대한 카지노 재원을 통해 추진한 사업 등이 자생력·경쟁력을 갖지 못할 경우 폐광지역은 또다시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다.
   
▲ 최근 영업을 시작한 운암정.

도시 자체가 파산한 일본의 옛 탄광도시 유바리시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다른 예도 있다. 독일 북서부의 도시 뒤스부르크는 주민과 사업체가 윈윈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뒤스부르크는 독일 산업혁명의 심장부였으나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가동공장이 그 기능을 상실, 결국 폐쇄됐다. 결국 단돈 1마르크(한화 약 1000원)에 뒤스부르크 시 소유로 넘어갔다.

공장과 도시를 살린건 시와 시민단체였다. 시와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폐공장은 ‘환경공원’으로 거듭났다. 공장이 폐쇄된 뒤 아무도 찾지 않던 도시에, 이제는 한 해 6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 같은 결과로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다시 일자리를 얻게 됐다. 뒤스부르크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민·관의 상생이 기적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폐광지역과 주민, 하이원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카지노가 없는 미래 폐광지역을 어떻게 디자인 할까?’.

내국인 카지노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면 답은 한가지밖에 없다. 폐특법이 종료되는 2015년 이전에 카지노를 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 발전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대체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당장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가족단위리조트를 만들고, 지역주민과 자치단체도 그에 걸맞는 프레임을 짜야 한다.

그러나 ‘내국인 카지노’를 대체할 신 산업을 찾지못하고, 그럴 용기도 없다면 카지노를 지켜야 한다. 선택은 하이원과 지역의 몫이다. 정선/진교원 kwchine@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