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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절의 전설

지식창고지기 2010. 8. 3. 06:41

중국 춘절의 전설

 

 

섣달 그믐날 밤(除夕) 마른 참깨줄기()를 뿌리는 이유 (한족-漢族)

 

중국 어떤 지방의 농촌에서는 매년 섣달그믐, 밤이 깊고 인적이 없이 조용한 때가 되면 집집마다 모두 일찍이 준비해둔 참깨줄기를 마당에 뿌린다. 만약 참깨 줄기가 없다면, 참기름 몇 방울을 문 앞에 뿌리거나 만두  속을 만들 때에 섞어 넣어 참깨 줄기를 대신한다. 그럼, 이러한 풍속은 또 어떠한 연유에서 그렇게 시작이 되었을까? 여기에는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기원전14세기에서 11세기까지의 중국 고대의 왕조)나라 주왕(紂王)은 중국 역사상 가장 흉폭하고 아둔한 군주의 하나로, 여색을 밝히고 매일 술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과 왕비의 향락을 위해 “록대(鹿臺)”라는 대형 누각의 건설을 적극 추진할 정도로 사치와 부패가 극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조정의 관리로 있던 강자아(姜子牙-즉 강태공)는 이러한 주왕의 횡포를 못마땅해 했다. 어느 날, 주왕은 강자아를 불러 “록대” 건설의 감독을 맡게 했다. 강자아는 청렴결백한 관리로서 주왕에게 직접 충언을 했다. 하지만 주왕은 듣기는커녕 오히려 강자아를 죽이려고 했다. 강자아는 화를 참지 못하고 조정을 빠져나와 서기산(西岐山)의 “번계(磻溪)”라고 불리우는 곳에서 은거하기 시작했다. 강자아는 매일 위하(渭河)라는 강에 나가 낚시질을 했다. 하지만 그의 낚시질은 남과 달랐다. 다른 사람들의 낚시 바늘은 구부러져 있었지만, 그의 낚시줄 끝에는 곧은 바늘이 매달려 있었다.

 

어느 날 점심 무렵, 강자아의 전처 마씨는 객지를 떠다니며 고생한 모습으로 그를 찾아왔다. 마씨는 강자아를 보자마자 재혼을 청하며 울기 시작했다. 강자아는 그녀의 처량한 모습을 보자 마음이 흔들렸다. 그리고 그녀의 청을 들어 주었다. 때마침 점심을 먹을 때가 되어, 강자아는 마씨에게 “이렇게 먼 길을, 나를 찾아 이곳까지 오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을 테요. 나와 같이 집으로 가 점심을 먹읍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마씨는 꽤 피곤한 기색을 띄며, “오는 길에 이미 먹었어요. 제가 여기에서 대신 낚싯대를 지키고 있을테니 당신 혼자 가서 드세요.”라고 말했다. 강자아는 하는 수 없이 혼자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마씨는 강가에 앉아 낚싯대를 지켜보다 한참이 지나도 물고기가 잡히질 않자 미끼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낚싯대를 들어올려 보았다. “어쩜, 이럴수가! 곧은 바늘이었네. 이런 바늘로 어떻게 고기를 낚을 수가 있겠어?” 그녀는 궁리 끝에 바늘을 구부려 작은 고리모양으로 만들고, 그 끝에 고기 미끼를 매달아 강물 속에 던져 넣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낚싯대가 당겨 내려가자마자, 물고기가 연달아 잡혀 올라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잡은 물고기가 한 더미가 되었다.

 

이 때, 강자아가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그는 마씨가 잡은 물고기를 보고 크게 놀라며 말했다. “당신 어떻게 물고기를 잡았소?” 마씨는 대답했다. “당신, 어쩌면 그렇게도 미련스러우세요? 곧은 낚시 바늘로 어떻게 물고기를 잡겠어요? 평생 가도 못 잡을 거예요. 보세요, 제가 물고기를 금새 이렇게 많이 잡았어요.” 강자아는 마씨의 손에서 낚싯대를 잡아채었다. 그리고 낚시 바늘을 떼어내어 힘껏 던져 버린 후, 애통한 모습으로 말했다. “이 낚싯대는 물고기를 잡기 위한 것이 아니오. 지금 당신이 잡은 물고기들은 용의 자손들인데, 어떤 물고기는 이미 당신 손에 죽었으니 장차 큰일이오. 머지않아 곧 오시(午時-한낮 11에서 1까지)가 되면, 용왕이 당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찾아올 것인데, 당신 어찌 목숨을 유지하겠소?” 마씨는 이 말을 듣자, 놀라며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자아에게 매달리며 애원했다. “여보, 저는 당신을 찾아 천리 길을 마다 않고 왔어요. 그런데 여기에서 이렇게 큰 화를 당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저를 좀 구해 주세요.

 

강자아는 생각한 끝에 말했다.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하오. 오시가 되면 북쪽 하늘에서 검은 뭉게 구름이 피어날 것이오. 그 구름은 바로 용왕이 변한 것이라오. 그 검은 구름이 이쪽으로 밀려왔을 때, 내가 소리치면 당신은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강을 따라 남쪽으로 백 보 뛰어가시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오. 만약 뒤를 돌아본다면 당신은 목숨도 구제 못할 것이오. 알겠소?” 마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명심할게요!   

 

드디어 오시가 되었다. 정말로 맑았던 하늘의 북쪽에 뭉게구름이 피어올랐다. 검은 뭉게구름은 ‘우르르 쾅쾅’ 천둥소리를 내며 위하강을 향해 몰려왔다. 강자아는 조급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여보, 빨리 남쪽으로 백 보 뛰어가시오. 절대로 뒤를 돌아보면 안 되오.” 마씨는 강자아의 외침을 듣고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뛰었다. 그녀는 수를 세면서 뛰어가다 구십 구보가 되었을 때 정작 아무 일도 일어나질 않자 궁금해졌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제 한 걸음 남았는데 뒤 좀 돌아본다고 무슨 일이 있겠어?”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콰락” 하는 천둥소리가 나며 벼락이 그녀를 내리쳤다.

 

강자아는 마씨가 멀리서 자기를 찾아와 한 끼의 밥도 먹지 못하고 벼락에 맞아 죽은 것을 보고, 크게 상심하며 한 바탕 대성통곡한 후, 아내의 시신을 땅에 묻었다.

 

()나라 무()왕이 은나라 주왕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 후, 강자아는 무왕의 명을 받들어 봉신(封神-즉 신을 모시다 또는 신을 봉하다)의 임무를 맡게 되었다. 그 무렵, 마씨는 매일 밤 강자아의 꿈속에 나타나 애원했다. “여보, 우리는 한때나마 부부였잖아요. 저를 신으로 봉해 주세요!” 강자아는 봉신명단(封神名單-봉신하려는 신들의 이름을 적은 명단)을 살펴본 후, 한 숨 쉬며 말했다. “봉신명단에 당신의 이름이 없구려!” “여보, 당신이 제 이름을 올려주시면 안 되나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소?” 마씨는 강자아가 허락하질 않자, 침대 앞에 앉아 아주 슬프게 울기 시작했다.

 

강자아는 생각했다. “이 사람을 봉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 하지만 명단에 이 사람의 이름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 강자아는 사당 지붕의 작은 신()은 자신이 봉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갑자기 생각나 즉시 마씨에게 말했다. “그럼, 당신을 사당 위의 신으로 봉하리다!” 마씨는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며, “정말로 하루 부부라도 그 정은 영원하군요!” 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마씨가 봉신명(封神命-봉신하라는 분부 또는 명령서)을 가지고 막 사당 문을 들어서려 할 때, 여러 신들이 말했다. “사당 안에는 너의 자리가 없으니 저기 위쪽으로 가 보거라!” 마씨가 머리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그녀의 자리는 사당 지붕 위의 청기와 위에 있었다. 그녀는 어쩔 수없이 사당의 지붕 위로 올라가 청기와 위에 앉았다.

 

매년 섣달 그믐날 밤이 되면, 사당으로 향을 피우고 제사를 지내러 오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지자, 평소 사당 지붕 위에서 향불과 제사음식은커녕 바람만 맞고 햇볕에 그을리기만 하던 마씨는 하는 수 없이 몰래 지붕에서 내려가 다른 신들에게 바치는 제사음식을 훔쳐  먹었다. 다른 신들은 그녀가 강자아의 아내였음을 알고, 강자아를 찾아가 사실을 알렸다. 강자아는 말하길, “돌아가서 제사지내려는 사람들에게 마당에 참깨줄기를 뿌리라고 하시오. 마씨가 제사음식을 훔치려고 사당으로 내려올 때, 마당에 깔린 참깨줄기를 밟아 ‘바삭바삭’소리가 나면 당신들이 들을까 두려워 감히 사당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 것이오.” 모두들 강자아의 말대로 했더니, 정말로 마씨는 더 이상 내려와 제사음식을 훔쳐 먹지 못했다.

 

이러한 풍습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전해져 내려와, 매년 섣달그믐 날 밤이 되면 지금도 중국 농촌에서는 집집마다 정원에 참깨줄기를 뿌리곤 한다.